'현대판 노예제도?'…지적장애인 폭행·약취 20대 부부 법정행

전주지검, 20대 부부 범행 밝혀내 기소

아내는 기초생활수급비 빼돌리기도 해

[전주=뉴시스] 전주지방검찰청.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검찰이 지적장애인을 상습폭행하고 강제로 일을 시켜 얻은 임금을 모두 빼앗은 20대 부부를 재판에 넘겼다.

전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보영)은 노동력착취약취, 특수폭행 등 혐의로 A(25)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전처인 B(24·여)씨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 C(23)씨를 데려와 배달일을 시킨 뒤 임금을 갈취하고 흉기 등을 이용해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부부는 우연히 지적장애를 가진 C씨를 만났다. C씨를 따로 돌보는 가족이 없는 것을 안 이들은 그에게 "우리가 돌봐주겠다. 우리랑 같이 살자"며 꼬드겼다.

이들을 따라 전북 전주시에서 같이 살게 된 C씨에게 돌아온 것은 부부의 폭행과 협박, 착취였다. A씨 부부는 C씨에게 폭행과 협박을 일삼으며 "나가서 배달일을 하고 오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배달일을 하게 된 C씨는 그가 번 돈 약 3000만원을 모조리 A씨 부부에게 뺏기고 말았다. 이들 부부는 약 1년 동안 계속해서 흉기와 둔기 등으로 C씨를 폭행했다.

심지어 B씨의 경우 C씨를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한 뒤 그에게 지급되는 사회보장급여 약 300만원까지 뜯어낸 사실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보호하려 했을 뿐이다" "대부분 일은 다 남편이 했다"는 식으로 범행을 부인하거나 전가했다.

하지만 검찰은 C씨가 폭행당했다는 장소를 현장검증하는 등의 보완수사를 통해 부부의 범행을 낱낱히 밝혀냈다.

A씨 부부는 현재 이혼한 상태며 B씨의 경우 전주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검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C씨에게 심리치료와 생계비 지원을 의뢰하는 등의 후속 조치도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를 철저히 수사해 엄정히 대응하도록 하겠다"며 "피해자가 사회구성원으로 안전히 생활할 수 있도록 피해 구제에 힘쓰는 등 인권보호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ukekang@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