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백골단 뜻 모르냐" 강력 비판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과 단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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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앞두고 ‘백골단’을 자처한 자경단이 결성됐다. 백골단은 이승만 정부 자유당이 조직한 정치깡패 집단을 일컫는다. 민주화 이후 자취를 감췄던 용어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구호와 함께 다시 등장한 것이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백골단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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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석열계인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국회로 이들을 불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백골단을 조직한 ‘반공청년단’을 소개하며 “이들이 왜 살을 칼로 에는 듯한 바람 속에서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시위하고 있는지 그 목소리를 여러분께 전달해 드리려 한다”고 강변했다.
이에 김정현(42) 반공청년단 대표는 “반공청년당 예하 백골단 대원들은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를 반대하는 도열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강한 이미지를 가진 백골단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백골단의 상징이라며 플라스틱 소재의 ‘흰색 헬멧’을 지참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시위 진압 중인 백골단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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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단은 민주화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용어다. 1980~1990년대 민주화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입한 사복경찰 부대가 백골단이다.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연행해 일반 시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씨 구타사망 사건, 1996년 연세대생 노수석씨 강경진압 사망 사건 등에 개입돼 민주화운동 탄압의 상징이 됐다.
이들이 공공연히 '공권력에 맞서겠다'고 한 것을 두고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모든 국민이 윤 대통령의 몽니로 경찰과 대통령경호처 등 공권력 간의 충돌을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여당 의원이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로 활동하는 단체를 국회 기자회견장으로 데리고 와서 그들을 홍보해준단 말이냐”고 성토했다. 아울러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뜻인지 정말 모르느냐. 이건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의 돌발행동에 국민의힘도 거리를 뒀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당내에도 의원들 간 (성향의) 스펙트럼 차이가 분명히 있고, 당 공식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백골단이라는 단어만 가지고 그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어떤 마음인지 평가하는 것은 성급하다”라며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국민이나 반대하는 국민 모두 잘 이해하며, 물리적 충돌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글을 올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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