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위권 내 주요 건설사 부채비율 200% 넘어
공사비 상승·미분양 주택·PF부실 등 악재 가득
신동아건설이 지난 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건설사 줄도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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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이중삼 기자] 건설사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벌어진 '도미노 현상'이 재현될 조짐을 보여서다. 당시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기업의 30% 정도가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건설경기 침체·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주된 요인이었다. 2025년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 장기화·공사비 상승·미분양 주택 적체·PF부실 등 복합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고 있어서다. 특히 탄핵정국까지 맞물리며 그야말로 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는 시공능력평가 58위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지난 6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해서다. 유동성 악화로 더 이상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법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동아건설은 지난 2010년 7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가 2019년 11월 종료한 바 있다. 그러나 워크아웃 졸업 5년여 만에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신동아건설 측은 공사 미수금 발생·조합의 대여금 회수 불능 상태·보증채무 압박 등으로 유동성이 극도로 악화됐다며 법정관리 신청 이유를 밝혔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말 기준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428.8%에 달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 건전성에 위험신호가 켜진 것으로 간주한다. 법원은 지난 7일 신동아건설에 대해 보전처분·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개시 여부는 이르면 설 연휴 전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신동아건설을 신호탄으로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는 건설경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2024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26로 전년 동월 대비 1.02% 올랐다. 연도별로 보면 같은 기간 2021년에는 117.19, 2022년 125.70, 2023년 128.94, 2024년 130.26으로 매년 지수가 오르고 있다. 이 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의 직접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올해 건설경기 전망도 먹구름이 가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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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원가율 적정 수준 초과·인건비 상승 등 악재 연속
매출원가율이 적정선을 초과하고 있다는 점도 줄도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요 건설사 평균 매출원가율은 93.0% 수준이다. 통상 건설업계에서는 적정 원가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원가율 상승은 기업의 수익성 등 부채비율 증가로 재무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지속적인 건설수주 감소와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의 사업의 수익성 저하로 건설사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된 상태"라며 "자재비와 인건비 등이 계속 오르는 등 이로 인한 영업이익도 크게 줄고 있다. 향후 건설사의 신용도 관리와 자금조달에 애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실제 대한건설협회의 '2025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업 전체 132개 직종의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임금은 지난해 하반기(27만4285원) 대비 0.63% 오른 27만6011원이다. 전년(27만789원)과 비교하면 1.93% 오른 수치다.
국내 건설수주액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도 심상치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 2022년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 190조1000억원으로 내려가더니 2024년에는 170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 주택 역시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위험신호로 보는 6만가구 이상 적체가 지속되고 있다. 이미 경영난으로 지난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30곳에 달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상위 30위권 내 건설사 중 총 7곳이 부채비율 200%를 초과해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42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지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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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 전망 '비우호적'…"재무적 부담 지속"
희망의 불씨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올해도 건설업 전망은 어두워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공개한 '건설: 미분양, 고원가, 유동성, 아직은 인내가 필요한때' 보고서에서 올해 건설업 전망은 '비우호적',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착공물량 감소로 인한 매출 축소가 불가피하고 원가부담과 미분양 관련 손실도 실적 제약 요인"이라며 "공사미수금 회수 불확실성, PF우발채무 리스크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장기화되는 분양경기 부진으로 인한 신용도 부담도 이어질 것"이라며 "공사미수금 등이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신용도 저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정부는 건설업계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며 "기업은 경기 침체에 대응해 재무적 리스크의 적극적인 대응 등 내실경영체제의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핵심 경영자원의 안정적인 확보와 역량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등 국내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올해 신년사에서 '내실경영'을 공통 키워드로 내세웠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하면서 영업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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