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1.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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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1년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출 규제가 지속되며 매매·전세 거래 모두 얼어붙은 가운데 동대문구 등에서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며 서울 전체 전세 가격을 끌어내렸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도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제자리걸음 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둘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보다 0.01% 내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 전환한 건 2023년 5월 넷째 주 이후 86주 만에 처음이다. 한국부동산원은 “학군지나 주거 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는 상승 거래가 있다”면서도 “최근 동대문·강동구에서 입주 물량이 크게 늘고, 구축 전세 가격은 내리면서 전체적으로 서울 전셋값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으로 관망세가 길어지는 데다 연초가 부동산 거래 비수기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구별로 보면 재건축·재개발이 완료돼 최근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가 0.08% 내린 것을 비롯해 구축 대단지가 많은 성동구(-0.09%), 강동·송파구(-0.03%) 등이 하락했다. 강남구도 0.01% 내리며 하락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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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도 매매 상승세 멈춰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도 지난주에 이어 보합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에 이어 0.0%로 변화가 없었다.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하락한 자치구는 지난주 10곳에서 이번 주 11곳으로 늘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이 전주에 이어 0.01~0.02% 하락세를 이어갔고, 중랑·종로구가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강남구도 이번 주엔 상승을 멈췄다(0.02%→0.00%).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00여 건을 기록한 뒤 9월부터 3000건대로 뚝 떨어졌다. 거래량은 줄고 매물은 쌓이면서 하락 거래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8일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11월 말 15억8000만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1억원이 하락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41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한 달 만에 1억원 하락한 39억9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경매 시장에도 냉기가 돈다. 이날 공·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전달 대비 3%(102건) 증가한 3510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11월(3593건) 이후 4년1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역별로 지난달 대구(288건), 충남(260건), 충북(154건), 대전(115건) 등에서 지난해 통틀어 월 기준 가장 많은 경매가 진행됐다.
경매 건수는 늘고 있지만 지표는 좋지 않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낙찰률(입찰에 올라온 물건 중 낙찰된 물건의 비율)은 37.6%로 전월(38.4%)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감정가 대비 낙찰 금액을 뜻하는 낙찰가율도 84.5%로 전달(85.5%)에 비해 1.0%포인트 하락했다. 경매 1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5.8명을 기록, 2022년 11월(5.3명)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얽히면서 수요자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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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지지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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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비교적 강세를 유지하던 서울 아파트 낙찰률도 40% 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달(48.3%) 대비 8.5%포인트 하락하며 39.8%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40% 아래로 내려갔다. 낙찰가율도 91.8%로 전월(94.9%)보다 3.1%포인트 하락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출 규제가 지속되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도 유찰되는 등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서울 전체 낙찰가율 하락 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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