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LA 산불에 "진화율 0% 재앙…모든 게 뉴섬 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Reuters=연합뉴스

현지시간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진정한 재앙"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재난이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 탓이라고 주장했다.

뉴섬 주지사는 민주당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에 "뉴섬은 북쪽에서 내린 많은 양의 비와 눈으로 생긴 수백만 갤런(3.78ℓ)의 물을, 지금 사실상 종말이 온 것처럼 불타는 지역 등 캘리포니아 여러 지역에 매일 흘려보낼 수 있게 하는 물 복원 선언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뉴섬 주지사가 이를 통해 "본질적으로 쓸모없는 물고기 '스멜트'(smelt)를 보호하는 선택을 했다"면서 "캘리포니아 주민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그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이 무능한 주지사가 캘리포니아에 아름답고 깨끗하며 신선한 물을 공급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그(뉴섬)의 책임이다. 무엇보다 소화전과 소방용 비행기에 공급할 물이 없다. 진정한 재앙"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뉴섬 주지사는 스멜트를 보호하기 위해 수량이 풍부한 캘리포니아 북부 새크라멘토-샌 호아킨 삼각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공급하는 물의 양을 제한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곳의 물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공약하는 한편, 뉴섬 주지사가 이러한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경고했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추가로 올린 게시글에서도 "지금 이 순간까지 '개빈 뉴스컴'(Gavin Newscum)과 그의 LA팀은 화재를 0%도 진압하지 못했다. 산불은 어젯밤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타오르고 있다"며 "이건 정부가 아니다. 나는 1월20일(대통령 취임식)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썼다.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뉴스컴'은 찌꺼기, 쓰레기 등을 뜻하는 스컴(Scum)에 개빈 뉴섬 주지사의 이름을 합친 것으로, 조롱과 경멸의 의미를 담은 말이다.

아울러 민주당 소속으로 곧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도 "소화전에는 물이 없고, 연방재난관리청(FEMA)에는 돈이 없다.

이것이 조 바이든이 내게 남긴 것"이라며 "고맙습니다. 조"라고 비꼬았다.

반면 뉴섬 주지사측은 "우리는 정치가 아니라, 생명을 보호하고 소방관들이 필요한 모든 자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뉴섬 주지사실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물 복원 선언과 같은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트럼프의 언급)은 순전한 허구"라고 반박했다.

전날 오전 LA 해안가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산불은 국지성 돌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000개 이상의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진화에 필요한 연방 차원의 지원을 발표했다.

현지 언론들은 화재 진압 자체가 어려운 진화율 0% 상황에서 불길이 빠르게 퍼져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seli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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