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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젠 동맹국에 무력사용 위협까지…트럼프, 위험한 '미국 유일' 정책[딥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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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그린란드' 통제권 얻기 위해 '무력 사용' 여지 열어

멕시코만 명칭 변경·나토 방위비 5% 상향 등 거론하며 거센 압박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7.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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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워싱턴=뉴스1) 조소영 이창규 박재하 기자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얻기 위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오는 20일(현지시간) 시작될 '트럼프 2기'를 바라보는 동맹국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거침없어지는 트럼프의 발언 수위로 미루어 짐작해본다면 트럼프 1기 때의 '미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2기에선 사실상 '미 유일주의'(America Only)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동맹 관계는 전혀 안중에 없이 '오직'(Only) 미국의 이익만을 좇을 것이란 뜻이다.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통제하기 위해 군사·경제적 강압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냐'는 물음에 "지금은 확답할 수 없다. 어쩌면 뭔가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세계 최고의 군(軍)을 통솔하게 될 예비 미국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무력 사용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여겨져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더구나 그린란드를 통제하고 있는 덴마크의 경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함께 참여 중인 정치·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미국의 동맹국이다. 또 파나마의 경우, 1994년에 군을 완전히 폐지한 나라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22일 청년 보수단체인 '터닝포인트 USA'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파나마 운하 통제권에 대한 야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파나마가 부과하는 통행료는 터무니없고 매우 불공평하다"며 "양도와 관련한 도덕적·법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파나마 운하의 완전한 반환을 신속하고 의심 없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양도'란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에 미국이 완공하고 통제권을 가지고 있던 파나마 운하에 대한 소유권을 대승적 차원에서 파나마 정부로 이전해준 것을 뜻한다. 트럼프는 이날 회견에서 이와 관련해서도 확실한 불만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근래 100세로 별세한 카터 대통령을 콕 짚어 거론하며 "카터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파나마에 운하를 넘겨준 것은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외에도 여러 언행을 통해 파나마 운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그 배경에는 '중국 견제와 자국 이익 극대화'가 있는 것으로 읽혔다.

트럼프는 파나마 정부와 중국 정부가 협력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 파나마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게 두지 않겠다"고 해왔다. 트럼프 2기에서 중국은 1기에 이어 더 강력한 '군사·경제적 적대국'으로 규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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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맏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7.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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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집요하게 탐내고 있는 또 하나의 대상인 그린란드는 지난해 12월 22일 트럼프가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를 지명하면서 언급됐다.

그는 이때 "미국은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혔다. 사실 트럼프는 2019년에도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회견에서 또다시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히며 미국만을 고려할 것이라는 생각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사람들은 덴마크가 그 영토에 대한 법적 권리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또 만약 있다면 포기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우리(미국)는 국가 안보를 위해 그 영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덴마크에 군사적 압박만이 아니라 경제적 협박까지 했다. 그는 그린란드가 미국에 편입되는 일에 덴마크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매우 높은 수준의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을 보도하면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1기 때 고립주의에서 이젠 팽창주의적 접근으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의 '미 유일주의' 행보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회견에서 '멕시코만'의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할 것이라고도 밝혔는데, 이는 멕시코를 향한 또 한 번의 압박으로 해석됐다. 앞서 트럼프는 멕시코에 미국으로의 이민·마약 유입 차단을 촉구하며 '관세 카드'로 위협한 바 있다.

나토에 대한 언급도 빠질 수 없다. 트럼프는 회견에서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의 나토에 대한 방위비 지출 요구는 점차 상향됐다. 2014년 미국을 비롯해 나토가 합의했던 목표치는 2%였으나 트럼프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에 3%를 요구하더니 이제는 5%를 언급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취임 후 한국이나 일본에도 방위비 분담금 상향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을 낳는다.

트럼프의 공격이 '치명적 한 방'이 돼 캐나다 수장에서 물러나게 된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사례도 있다. 이민자 폭증, 경제 침체로 지지율 난항을 겪던 트뤼도를 두고 트럼프는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물품의 관세율을 25%까지 올리겠다"고 압박했다.

여기에 캐나다를 '51번째 주(州)', 트뤼도를 '주지사'라고 칭하며 조롱했다. 트뤼도는 트럼프 1기 당시 미국과 지속적으로 충돌했었다.

한편 캐나다를 두고 계속해서 '51번째 주 편입'을 거론하고 있는 트럼프는 이날 회견에서 "군사력이 아닌 경제적 힘을 사용해 캐나다와 미국을 하나로 묶을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 캐나다 영토를 성조기로 덮은 이미지를 게재하고 "오, 캐나다!"(Oh, Canada!)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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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 캐나다 영토를 성조기로 덮은 이미지를 게재하고 "오, 캐나다!"(Oh, Canada!)라고 적었다. (트럼프 SNS 갈무리) 2025.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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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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