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백·CJ 신년사에 나타난 위기의식
내수 침체 등 비우호적 환경에도 혁신·도전 강조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ㅣ롯데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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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유통·식품업계 총수들이 발표한 2025년 신년사에는 위기의식이 짙게 묻어났습니다. 지속하는 고물가로 소비자 지갑은 닫혔고 내수 시장 침체는 고착화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달 출범을 앞둔 트럼트 정부 2기가 자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천명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질 전망입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 수장들은 신년사에서 도전과 혁신을 통한 차별적 경쟁력 확보 등을 핵심 키워드로 설정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사업 환경이 어두울 거란 점에 동의하면서도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위기일수록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해야 생존할 수 있으며 중심에는 존재 기반인 고객에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룹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롯데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 올해 강도 높은 쇄신을 당부했습니다. 롯데는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이 다시 불거지면서 홍역을 치렀습니다. 롯데케미컬 주가가 두 자릿수 하락하는 등 파장이 그룹 전체로 퍼지자 "부동산·가용예금만 71조4000억원"이라며 적극 해명한 바 있습니다.
신년사에서 신 회장은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며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불필요한 업무나 효율성을 저해하는 사항에 대한 점검과 함께 "선도적 지위 회복을 위한 기반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 사진ㅣ신세계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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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올해도 '본업 경쟁력 강화'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5년은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물가와 불경기 등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에 "이럴 때도 기업은 도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며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는 본업 경쟁력에서 답을 찾자고 촉구했습니다.
정 회장은 "지금이 신세계가 또다시 혁신하고 변화할 적기"라며 "본업이란 오늘의 신세계그룹을 있게 한 성장 엔진"이라며 엔진의 핵심 연료는 ‘1등 고객’이라고 정의했습니다. 2025년에 1등 고객의 갈증에 먼저 반응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신세계 본연의 DNA를 실행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키 메시지입니다.
그는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병폐로 책임 회피·온정주의 등을 꼽으며 "1등 고객이라는 본질이 아니라 나 자신을 1등으로 여기며 교만해지지 않았는지 성찰해보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몸을 사릴 이유가 없다"며 "조직과 사업에서 1등 고객이 어디로 향하는지 치열하게 읽고 실행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ㅣ현대백화점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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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성장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성장은 실천에서 시작되고 다양한 협력으로 확장되며 서로의 공감으로 완성되듯이, 우리가 서로를 믿고 도우면서 함께 변화의 파고에 맞서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해 "고객과 시장,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성장의 동인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관습적으로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적용해 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신규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각 사 대표이사와 임원들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신속한 판단을 요구했습니다. 정 회장은 "경영층의 적극적인 리딩이 있어야 전략 추진의 속도가 올라가고 멀게만 보였던 비전목표를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ㅣCJ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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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CJ그룹 회장은 현재 상황이 위기임을 분명히 인식하면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잠재 기회 창출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손 회장은 "올 한 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며 경고했습니다.
손 회장은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두 가지를 당부했습니다.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미래성장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각 사업에서의 잠재적인 기회를 최대한 발굴해 성장으로 연결시키기 바란다"며 성장의 기회를 미리 포착해주길 호소했습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 건설을 확정하며 글로벌 거점 확보에 나섰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에 들어설 공장은 2026년 하반기부터 유럽 시장에 비비고 만두를 판매하며 미국 신규 공장은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입니다. 두 공장 구축에 8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손 회장은 "우리 그룹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단기적 대응에만 급급하면 대내외 경영환경이 변화할 때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위기 속에서 도전적인 자세를 가질 때 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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