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7일(현지시간) 폭등하며 금융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일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재정적자가 급격히 불어나 10년 물 수익률이 5%를 돌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UPI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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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수익률이 7일(현지시간) 폭등했다.
그 여파로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이틀 연속 하락했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하락한 탓에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낙폭이 컸다.
테슬라, 엔비디아 등 시장 핵심 종목들이 4% 안팎 급락하는 등 대형 기술주들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대비 0.079% p 급등한 4.695%까지 뛰었다.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장기 금리 기준물인 30년물 수익률 역시 0.836% p 뛴 4.919%까지 치솟았다.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시장의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비교적 상승폭이 작아 0.034% p 오른 4.304%를 기록했다.
경기 낙관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 급등은 역설적이게도 이날 발표된 미 경제 지표들이 촉발했다.
낙관적인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투자자들의 국채 매도세를 촉발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공개한 지난달 서비스업 물가 지수는 64.4로 지난해 11월 58.2를 크게 웃돌았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체 꺾이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노동 시장 흐름도 기대보다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해 11월 구인이직실태조사(JOLTS)에서는 구인 규모가 예상을 웃돌았다.
금리 인하 전망 타격
지난해 10월 이후 하강 흐름이 멈춘 인플레이션, 또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탄탄한 노동시장은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이미 연준은 지난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금리 인하가 0.25% p씩 단 두 차례에 멈출 수 있음을 예고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모두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등장함에 따라 시장 전망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28~29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93%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채 발행
국채 수익률 상승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재무부가 대규모 국채 경매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부는 7~8일 10년 만기 국채 390억달러어치, 30년 물 국채 220억달러어치를 매각할 계획이다.
당초 8~9일 국채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9일 시장이 갑작스럽게 문을 열지 않기로 함에 따라 하루 당겨졌다. 뉴욕 금융시장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국장일인 9일 문이 열리지 않는다.
배런스에 따르면 BMO의 이언 린전은 분석노트에서 막대한 국채 발행을 앞두고 국채 투매가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5% 돌파한다
조만간 미 재정적자가 한도에 직면하고, 막대한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국채 수익률 상승을 부추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20일 취임하는 것도 국채 시장에는 부담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대규모 관세와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플레이션에 다시 불이 붙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이는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트럼프가 감세를 내세우는 한편 사회복지 혜택 확대를 약속한 것 역시 미 국채 부담을 높인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비영리단체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 선거 공약이 그대로 실행되면 앞으로 10년간 미 재정적자가 7조800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아카데미증권의 거시전략 책임자 피터 치르는 5일 분석노트에서 재정 지출 감축을 담당한 정부효율부(DOGE)를 신설한다고 해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수적인 재정기조로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재정 부족분을 대규모 국채 발행으로 메우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사장은 6일 분석 노트에서 10년 물 국채 수익률이 평균 5.23%를 기록할 것으로 비관했다. 2023년 기록한 고점을 웃도는 수준이다.
비앙코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미즈호 증권이 10년물 국채 수익률 평균 5%를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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