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추위에도 지난 주말,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 앞에는 수많은 시위가 몰렸습니다.
한 가톨릭 수도원은 문을 열고 시민들에게 쉼터가 되었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수도사가 시민들을 화장실로 안내합니다.
손에 쥔 건, 시위대의 누군가가 전해준 아이돌 응원봉입니다.
[박경화/시위 참가자 : 본당에 있는 여자 화장실 줄이 한 70명 정도가 서 있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신부님이 응원봉을 들고 나타나시더니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잘라서 나를 따라와라.']
수도원은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화장실과 본당을 개방하고, 수도원 곳곳의 남자 화장실도 여성이 쓸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일요일에도 미사가 있었지만 성당 내부에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열어 두었는데, '난방 성당'이라는 푯말도 붙었습니다.
[박경화/시위 참가자 :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공공시설이 많지 않잖아요. 너무 다들 고마워하고 많은 분들이 없던 신앙심이 생겼다, 신이 있다면 교회에 있지 않고 이런 곳(거리)에 있지 않겠나.]
거리에서는 충돌이 있었지만 수도원 내부는 그저 조용했습니다.
아침이 밝아오자 시민들은 수도원의 미끄러운 눈길을 함께 치웠고, 감사함을 표하는 후원도 이어졌습니다.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해 달라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가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화면출처 엑스 'muriyanan' 'chacha39291774' 'callmxwhateve' 'kimdukhoo' 'qufWkdansqifl' 'prometh77·스레드 'spes_1004']
정재우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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