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살림 들통난 기러기 남편 "이제는 자유롭고 싶다" 뻔뻔

[서울=뉴시스] 자녀의 영어 교육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살던 '기러기 남편'이 다른 여성과 두 집 살림을 차린 것도 모자라 임신까지 시켰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가족과 떨어져 살던 '기러기 남편'이 다른 여성과 두 집 살림을 차린 것도 모자라 임신까지 시켰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3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 부부의 아이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모습을 보고 아들을 유학 보내기로 결심했다.

아내 A씨는 "막상 유학을 보내려고 보니까 미국과 캐나다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더라. 그래서 필리핀으로 가기로 했다"며 "제가 아이와 함께 가고 남편은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어서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고 운을 뗐다.

A씨의 남편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들과 영상통화를 했는데, 이는 남편의 유일한 낙이었다.

A씨는 "원래 1~2년 있다가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조금 더 있고 싶었다. 남편 생각도 저랑 같았다. 그렇게 몇 년 더 있다 보니 어느새 아들이 중학교에 갈 때가 됐다"며 "하지만 아들은 한국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저 역시 한국의 심한 교육 경쟁에 시달리는 것보다 자신이 있고 싶은 곳에서 공부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남편에게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필리핀이 아닌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가족끼리 사는 게 어떻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남편은 "얼마 전부터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 기러기 아빠로 생활하는 게 외로웠다"며 "다정한 위로가 필요했고 따뜻한 집밥을 먹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솔직히 내가 생활비 보내줄 만큼 보내주지 않았냐. 이제는 자유롭고 싶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알고 보니 남편은 다른 여성과 두 집 살림을 차렸고, 상대 여성은 임신까지 한 상태였다.

A씨는 "그 얘기 듣자마자 아들과 한국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괜히 아이랑 유학 간 것 같다"며 "너무 혼란스럽다. 생각할수록 분하고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조인섭 변호사는 "법적 혼인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를 형성하면 '중혼적 사실혼'이 된다. 사실혼은 법률혼에 준해 보호를 받지만, 중혼적 사실혼까지 보호되는 건 아니다"라며 "예외적으로 원래 배우자와의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 상태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중혼적 사실혼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남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살았으나 이런 사정이 사실상 이혼 상태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별거한 이유가 부부 갈등 때문이 아닌 자녀 교육 문제 때문이고, 유학도 상의해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A씨의 경우 혼인이 파탄되면 남편 쪽에 유책 사유가 있다. 남편분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시는 게 많이 힘드셨다면, 먼저 A씨와 귀국이나 다른 방안을 상의를 해보시는 게 순서라고 보인다"며 "아이 유학 때문에 떨어져 살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상의도 없이 외롭다는 이유로 다른 여성과 살림까지 차린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A씨의 경우 남편분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A씨가 남편을 상대로 이혼을 청구하고 위자료를 받을 수도 있다"며 "부정행위를 안 날로부터 6개월, 부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이혼 청구를 해야 한다. 상대 여성이 남편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입증할 수 있다면 상대 여성을 상대로도 위자료 소송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혼을 안 할 경우 부부 공동재산을 상대방에게 재산분할 해줘야 할 필요가 없다"며 "다만 아이가 태어난다면 남편이 책임져야 한다. 혼외자라서 남편이 인지하거나 상대방이 인지 청구를 할 수 있다. 부자 관계가 형성되면 부양 의무가 인정돼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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