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불발' 한남동 관저 앞 진보·보수, 철야 농성 예고
불법 도로 점거·욕설·침뱉기 등 하극상도…시민들 '씁쓸'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 체포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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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미 남해인 김민재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우두머리로 꼽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첫 번째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되면서 대통령 관저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는 눈 내리는 늦은 밤까지 진보·보수단체가 약 430m 거리를 두고 맞불 집회를 벌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일 오후 3시부터 한남초등학교~일신빌딩 일대에서 '윤석열 체포 촉구'를 위한 1박 2일간 집중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내란공범 국민의힘 지금 당장 해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고 연호하며 2.5㎞ 거리 행진을 했다.
행진을 마친 오후 5시부터 한남초 인근 약수역 방면 한남대로 5개 차로를 불법 점거했다. 경찰의 4차례 해산 명령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퇴근길 일반 시민 차량은 우회해 돌아가야 했고 이 과정에서 운전자들 항의도 빗발쳤다. 한남동 주민 남성 A 씨는 차에서 내려 도로 위 경찰에게 "왜 강제집행 하지 않느냐"며 따져 물었다.
시위대는 오후 8시 10분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집회에 합류하면서 3시간 만에 자진 해산했다. 민주노총과 비상행동은 다음 날(4일) 오후 7시 마지막 집회가 열리기까지 일신빌딩 일대 3개 차로에서 대기한다.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 보수단체 회원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결해 있다. 2025.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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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자유연대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은 윤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173m가량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인근에 자리를 잡고 종일 "계엄 아닌 계몽"이라며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 대통령 지지 발언을 계속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 무대에 올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게 체포·수색 영장을 발부한 법원을 비판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60대 이상 집회 참가자들은 공수처 철수 소식에 "우리가 이겼다" "경호처 잘했다"를 연호하며 적극 호응했다. 이 가운데 군복을 입은 예비역, 집회 참가자 50명 중 1명꼴로 젊은 층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진보집회 참가자들에게 "빨갱이" "개X끼"라고 고성으로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육교 위에서 침을 뱉었다. 중절모를 쓴 한 남성은 민주노총 행진 도중 "이 나라 망쳐먹은 X끼들아"라고 소리쳐 옆에 있던 어린 여자아이가 놀라 엄마 품에 숨어 울기도 했다.
해가 지자, 상당수 참가자들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남은 참가자들은 빨간색 경광봉을 흔들며 대열을 유지했다. 오후 6시 15분 행사 진행자가 "우리는 낮부터 있어서 너무 춥다"며 청년 참여를 유도했고, 이들이 무대에 오르자 "장하다"며 호응했다.
진보·보수 집회 장소 430m 거리에는 양측이 서로 난입하지 못하도록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기동대 10명 정도가 배치돼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행 제한에 주민들은 육교 건너 반대편 인도를 이용해야 한다. 한 시민은 집회 인파를 바라보며 "언제 끝날까"하며 씁쓸해했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하자 경찰이 관저를 이동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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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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