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지지층을 불러 모은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 대통령실 취재하는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윤 대통령이 쓴 편지, 누구를 겨냥해 쓴 건지 의도가 분명해 보이죠?
[기자]
어제(1일) 윤 대통령의 메시지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건 '애국시민'이란 단어입니다.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이나 보수집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지금 한남동 관저를 둘러싸고 윤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세력들을 가리키는 걸로 보이는데요.
윤 대통령은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보고 있다"고 하면서 '애국시민'이란 단어를 썼습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 첫 정치적 메시지가 국민 전체가 아닌 특정 상대, 즉 자신을 지지하는 특정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게 확인된 셈입니다.
결국 어제 낸 메시지, 지지층 결집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집니다.
[앵커]
이게 단순히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걸 넘어서 충돌을 부추기는 듯한 내용이 있잖아요?
[기자]
윤 대통령 메시지를 보면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 "우리 더 힘을 내자"고 말한 대목이 있습니다.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관저를 둘러싼 탄핵 반대 지지자들을 향해 사실상 체포를 막아달라는 메시지를 낸 거다 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설사 그런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관저 앞 지지자들에겐 그렇게 들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선동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건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내란의 수괴 윤석열이 관저에 숨어서 내란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국가기관의 법률 집행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면서 함께 싸우자고 소리칩니다.]
합법적인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건 불법인데, 이미 상당히 격앙되고 폭력적인 분위기인 관저 앞 집회 현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은 직무 정지 상태이지만 여전히 국민 전체를 대표해야 할 대통령 신분이잖아요? 그런데 편지는 이걸 생각하고 썼을까 싶은 내용들로 채워졌죠?
[기자]
윤 대통령은 집회 참가들에게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수고해 줘 정말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수사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는 것이라고 하면서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대한민국이 위험하다"고도 했습니다.
그 반대, 즉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거나, 수사와 헌재의 탄핵심판을 진행하려는 여론을 주권침탈세력,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 걸로 보여집니다.
[앵커]
윤 대통령의 이런 생각. 실제 여론과 거리가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가장 최근에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 즉 파면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70%로 나왔습니다.
다른 언론사들도 신년 기획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거의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국민 10명 중 7명 정도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탄핵을 정당하다고 보고 있는 건데, 윤 대통령의 어제 메시지는 극우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부 보수층만 끌어안고 대다수 국민들을 사실상 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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