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 앞 지지세력 시위대에 "여러분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선동성 공개서한을 보낸 일에 대해, 윤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식 입장이 없다'며 침묵을 지켰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2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공개서한에 대한 입장을 요청받자 "당의 공식적 입장을 낼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지지 시위대에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우리 더 힘을 내자!", "저는 여러분과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친필서명 서한을 보냈다. (☞관련 기사 : 尹, 추가 내란선동? 관저 지지 시위대에 "여러분과 끝까지 싸울 것")
신 수석대변인은 "저희가 편지가 사전에 어떤 형식으로 배포됐는지, 어떻게 전달받았는지 알지 못한다", "편지에 대한 해석은 받아보는 분들마다 뉘앙스가 다른 것 같다"면서 "대통령 입장에서 본인 때문에 벌어진 일 때문에 지지자들이 추운 겨울에 밖에서 떨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일 수도 있고, 뒤의 일부 부분은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것을 하나로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저희 당의 입장도 그렇다"고만 했다.
신 대변인은 "다만 양극단으로 갈린 상황이 혹시 물리적 충돌로 귀결돼선 안 된다는 것이 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돼 집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대해 "기본적으로 법 집행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정국이 양 진영으로 매우 극렬하게 나뉘어 사회 갈등이 심화돼 가는 과정 속에 있기 때문에 공수처의 영장집행 문제도 단순한 법 집행의 문제로만 보기에는 매우 민감하고 예민한 시기"라고 양비론적 태도를 시사했다. '물리적 충돌 우려'를 명분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우회적으로 반대한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 대변인은 "어떤 형태가 됐든 우리 사회의 갈등을 야기하는 형태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공수처 또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많은 분들이 영장 발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막아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법 집행기관과 시민들 사이에 충돌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변인은 '그러면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윤 대통령이 자진해서 체포에 응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것은 저희가 드릴 말씀이 아닌 것 같다"고 답을 피했다.
▲직무정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 앞 지지세력 시위에 보낸 친필서명 공개서한 일부.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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