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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인류 모두 평등”… 세계 평화 가치 분명히 해 [심층기획-대한민국, 위기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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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독립선언서 내용·의미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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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1919년 3월1일, 천도교와 기독교, 불교를 대표하는 지식인 중심의 민족대표 33인이 경성 태화관에서 낭독한 독립선언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조선인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천명하고 한민족의 자주독립 권리를 전 세계에 알린 것이다. 선언서는 우리 민족의 자결주의, 독립성만 강조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이 시키는 대로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가는 것이지 결코 오랜 원한과 한순간의 감정으로 샘이 나서 남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낡은 생각과 낡은 세력에 사로잡힌 일본 정치인들이 공명심으로 희생시킨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아, 자연스럽고 올바른 세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중략)

오늘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인이 정당한 번영을 이루게 하는 것인 동시에,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이다. 또 중국이 일본에 땅을 빼앗길 것이라는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중요한 부분인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조선의 독립이 어찌 사소한 감정의 문제인가!”

조선의 독립에 그치지 않고 동양 평화, 세계 평화의 가치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인류애 정신과 비폭력 주의는 3·1운동을 종교계가 주도한 배경과 무관치 않다. 민족종교 천도교를 대표하는 손병희, 권동진, 오세창, 최린 등이 먼저 뜻을 모았고 이승훈, 박희도, 오화영, 최성모 등 기독교 지도자들과 불교 지도자 한용운 등이 차례로 33인에 이름을 올렸다.

자주독립과 평화주의를 담은 3·1운동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현행 헌법 전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지금 다시, 헌법’의 저자(차병직·윤재왕·윤지영)는 “1962년 개헌 때 들어갔던 4·19와 5·16의 이념은 역사의 부침에 따라 삭제됐다가 다시 채택됐다가 했지만 3·1운동 정신의 계승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했다.

※인용한 3·1 독립선언서는 2019년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각계 감수를 거쳐 원문을 현대말로 풀어쓴 것입니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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