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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반도체·차 韓경제 버팀목… 2025년 수출전선 최대 변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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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수출 역대 최대… 2025년 전망은

2개 품목 전체의 30%… K소비재도 날개

산업硏 등 2025년 수출 증가율 2% 내외 전망

역대 최대 대미 흑자 통상 압력 유발 우려

트럼프 보편관세도 예고… 민·관 대비 중요

D램값 하락·中 저가 공세 변동성 커질 듯

“대외 불확실성 지속 모니터링·대응 필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것은 인공지능(AI) 열풍이 몰고 온 반도체 수요 증가 덕분이다. 자동차 수출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선방했고, K식품도 인기를 끌었다. 수출 지역 다변화도 눈에 띈다.

올해 한국 수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주력인 반도체, 자동차 등의 글로벌 시장 업황 둔화 가능성과 강력한 보호주의 무역을 예고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올해 수출 변수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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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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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419억달러, 자동차 수출은 708억달러다. 한국 수출 효자 상품인 2개 품목이 전체 수출의 30%를 담당했다.

반도체는 4분기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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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품·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까지 증가했다. K컬처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K식품, K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1월 과자류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6.5% 증가한 7억달러를 처음으로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음료 수출은 6억달러로 14.9% 늘었다. 과자와 음료 합계 수출액은 12월까지 더하면 원화로 2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지역인 미국, 중국 외 지역에서도 수출 호조를 나타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인도,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각각 1140억달러, 187억달러, 681억달러로, 모두 역대 2위 기록이다. 대중동 수출은 4년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관심은 올해 수출이다. 대체로 완만한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을 2% 내외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5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한국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며 작년보다 2.2% 증가한 7002억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투자연구센터는 2.6% 증가해 700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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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수출 증가율을 2.1%로 제시했고, 한국무역협회는 1.8% 증가한 6970억달러로 분석했다.

올해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AI PC·모바일, 온디바이스 AI 신제품 출시, 자율주행 등 반도체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통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큰 걸림돌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편관세 등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지난해 557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미국의 통상 압력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민·관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중요해졌다. 최근 산업연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적 관세(10∼20%)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으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8.4∼14.0%(55억∼93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도체는 D램 가격 하락으로 실적 하락이 우려된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8∼13%, 낸드 가격은 10∼1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공세로 D램 가격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미국 경제정책의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IT 경기 회복 속도는 주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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