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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먹거리 가격 더 오르나…'고환율 비상' 사업계획 손질하는 식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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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24년9월12월 원달러 환율추이/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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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고환율에 따른 원가부담액을 반영하기 위해 올해 사업계획을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 추세처럼 환율 오름세가 계속된다면 소비자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원당, 원맥 소비가 큰 주요 식품사들은 지난해 말 세운 사업계획 조정을 검토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보통 원재료를 3~6개월가량 사전 계약해 재고를 비축해 두기 때문에 아직 원재료 가격은 예상 범주에 있다"면서도 "고환율 상황과 재고 소진 시점 등을 고려해 사업 계획 일부를 수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라면, 빵, 과자에 들어가는 팜유, 대두유 등의 원재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가격 변동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팜유는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량이 줄어들고 대두유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업계획을 조정을 검토 중인 식품사 관계자는 "새로운 수입처를 발굴해 매입 비용을 줄이거나 신규 설비 등 투자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전방위적으로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사들이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 보수적으로 설정한 환율은 1350~14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을 훌쩍 뛰어넘는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0일 1472.5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연말 종가 기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중순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섰고 지난 27일에는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07원이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세후 이익이 181억원, 올해 상반기 기준 197억원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대상도 지난해 상반기 환율 5% 상승을 기준으로 세전 이익이 91억원 줄 것으로 평가했다.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하면 수입 원재료 단가에 영향을 준다. 밀가루의 원료인 원맥, 설탕의 원료인 원당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원료 자체의 가격도 오름세를 보여 부담이 한층 늘었다. UN 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를 기록(2014∼2016년 평균 가격=100) ,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등했던 곡물, 육류, 설탕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사이 유지류가 전달 대비 7.5% 오른 164.1을 나타내 지난해 5월 발생한 팜유·올리브유 가격 급등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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