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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앵커칼럼 오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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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희망이 바람과 함께 사라진 폐허에서, 스칼렛이 새 출발을 말합니다. 날마다 똑같은 일상이라면 삶이 얼마나 숨 막히겠습니까.

"며칠째 같은 날이 되풀이되고 있어요."

그래서 새해 첫날이 소중합니다. 같은 해가 솟아도 모든 게 새롭습니다.

"아! 새해에 결심했지요. 덜 마시고, 담배 끊고, 모르는 사람한테 시시덕거리지 않기…"

완벽한 남자를 만나겠다는 소망은 엉망이 됩니다. 그를 남자가 감싸 줍니다.

"나는 그 모습 그대로 당신이 정말 좋아요."

한 해의 끝에서, 뒤죽박죽 쓴 일기마저 들켜 버립니다.

"일기란 원래 다 헛소리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새 일기를 사왔지요."

그런데 한 해 마지막 날부터 새해 새 날까지 온 힘을 기울여 뜻을 이룬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나는 엄청난 힘을 가진 미 합중국 대통령이오!"

링컨은 12월 31일 내각 회의를 소집해, 반대하는 장관들을 설득했습니다.

"노예 해방 선언문을 서두르겠다."

영국 정부 대리인을 만나 '남군 편에 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습니다. 성직자들에겐 노예제 폐지를 다짐했습니다.

밤을 새운 선언문 다듬기가 새해 동이 트고서야 끝났습니다. 새 아침, 시민들을 초대해 리셉션을 열었습니다. 악수하느라 떨리는 손을 다잡으며, 정오에 선언문에 서명한 뒤 말했습니다.

"내 생애에서 가장 옳은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링컨 시대 미국이 부럽습니다. 오늘 새 출발선에 서기까지 지나온 터널, 유난히 길고 어두웠습니다. 앞길에도 시련과 수난과 어둠이 가시지 않겠지만 꺼릴 수도, 피할 수도 없습니다.

어둠의 종(從)이 되지 말고 지혜의 주인이 되라며 새해가 왔습니다. 우울하고 답답하고 화나는 일들 다 불살라 버리라고, 맑은 해가 솟았습니다.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1월 1일 앵커칼럼 오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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