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주항공, 2021·2023년 이스타항공 등 연간기준 3회만 충족
기준 미달에도 항공기 도입 제재 미흡…국토부 관리감독 소홀 지적
참사의 아픔 속 새해 |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정비 부실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는 가운데 지난 8년간 국토교통부가 권고한 최소 정비사 수 요건을 충족시킨 LCC는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항공사도 이 조건을 매년 충족한 것이 아니어서 LCC 운항 안정성 강화를 위해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6∼2023년 LCC 5곳(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중 국토부가 권고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최소 12명' 요건을 충족한 곳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유일했다.
제주항공은 2019년 12.04명을 기록하며 처음 12명을 넘긴 후 계속해서 요건에 미달했다.
이스타항공도 2021년(56.50명)과 2023년(16.70명) 기준을 채운 게 다였다.
연간 기준으로 따지면 LCC 5곳이 8년간 이 기준을 만족시킨 경우는 3회에 불과한 셈이다.
무안공항 분향소 찾은 유가족들 |
이 세 경우를 제외하고는 LCC 5곳은 8년 내내 국토부 기준을 밑돌았다.
LCC 5곳 평균 정비사 수는 2016년 6.54명, 2017년 9.30명, 2018년 8.50명, 2019년 10.19명, 2020년 9.08명(이스타항공 제외), 2021년 10.34명, 2022년 9.19명, 2023년 10.94명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LCC이자 이번 참사 당사자인 제주항공은 2019년 이후 2020년 11.39명, 2021년 11.92명, 2022년 11.65명으로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다만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은 항공기 41대를 기준으로 12.6명을 보유해 국토부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기 보유 규모 2, 3위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8년간 나란히 6∼8명대를 맴돌았다. 진에어는 작년엔 10.07명을 기록했다.
이는 LCC 대부분이 충분한 정비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래픽] 전남 무안 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상황(종합) |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 기준은 국토부가 2016년 1월 LCC 안전강화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조치로, 당시 국토부는 이를 어길 시 운수권 배분과 항공기 추가 도입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LCC 5곳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2016년 93대에서 2019년 148대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31대를 기록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아시아나는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를 16∼17명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항공기 보유 대수는 총 246대에서 242대로 소폭 줄었다.
LCC 업계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항공기 추가 도입 제재가 사실상 없었다는 뜻으로, 국토부의 관리·감독 소홀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 대당 12명 기준은 인위적이고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올해 5월 여러 요소를 반영해 맨아워(Man-hour)를 계산하는 기준을 제도화했다"면서 "기준 고시 이전에는 행정 지도 형식으로 적용해왔다"고 설명했다.
둔덕에 올라 사고 기체 바라보는 미국 합동조사팀 |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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