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행 '헌법재판관 절충'에 여야정 '동상이몽' 당혹·비판·유감

재판관 3명 중 2명 임명에 일부 국무위원들 강력 반대…崔 "내가 책임질 것"

임명불가 외친 與 "野 협박에 굴복"…3명 임명 기대한 野 "위헌적 발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최상목 권한대행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3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김영신 계승현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국회 선출 헌법재판관 3명 중 2명을 임명하자 여야정이 '동상이몽'격으로 당혹, 유감, 비판의 반응을 내놓았다.

여권은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당 추천 1명과 야당 추천 2명 중 1명을 임명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야당은 내심 3명 임명을 기대했으나 야당 몫 가운데 1명 임명을 보류하자 최 대행의 결정이 위헌적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수 국무위원은 사전에 헌법재판관 임명 계획을 공유받지 못했고, 최 권한대행이 모두발언에서 임명 방침을 발표하자 일부 국무위원들이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정계선(민주당 추천)·조한창(국민의힘 추천) 후보자 2명은 우선 임명하고, 민주당 추천 마은혁 후보자는 여야가 합의하는 대로 추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행은 "계엄으로 촉발된 경제의 변동성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와 권한대행 탄핵 소추 이후 급격히 확대됐다"며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의 이같은 발표에 국무회의장은 술렁였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일부 국무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와 한덕수 총리가 밝혔던 입장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게 적절하냐는 주장이었다.

또 최 권한대행이 국무위원들과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통보했다며 반발하는 국무위원도 있었다.

그러자 최 권한대행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답하는 등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권한대행은 국가 경제 영향과 헌법재판소 6인 체제의 해소 등을 배경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이 그동안 숙고하며 가장 낫겠다는 방법을 혼자 결정한 것"이라며 "여야 추천 1명씩을 임명하며 (전체 재판관 구도가)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하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상목 권한대행, 국무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12.3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hihong@yna.co.kr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권한대행의 대행 직위에서 마땅히 자제돼야 할 권한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에게는 헌법재판관 임명 방침을 국무회의 직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직전 권한대행이었던 한덕수 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탄핵당하자, 헌재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헌재가 이를 인용하면 한 총리가 업무에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내심 상정했던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의 이날 결정에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이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나중에 최 대행이 한 행위의 법률적 효력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야당의 탄핵 협박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내심 3명 임명을 기대했던 민주당은 2명 임명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최 대행을 비판했다.

전날 최 권한대행이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난 이후 의장실이나 야권을 중심으로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모두 임명해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우 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헌법재판관 임명은 절충할 문제가 아니다"며 "국회 논의 과정을 왜곡한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 몫 3인을 선별해서 임명하거나 임명을 거부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대한 몰이해고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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