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경품 내걸고 중도금 무이자 대출까지
건설·시행사, 청약 흥행몰이 위해 안간힘
‘악성 미분양’ 증가세…미분양 공포 그림자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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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건설사·시행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다양한 판촉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자동차·명품백·골드바 등 고가 경품을 내거는 것은 물론, 무이자 혜택, 분양가 할인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1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는 계약자에게 선착순으로 축하금 2000만원과 골드바 10돈(600만원 상당)을 증정한다. 2022년 분양을 개시했을 땐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내도록 했지만 이를 5%로 낮추고, 중도금 6회차 중 3회차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며 홍보 중이다.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는 최고 48층, 124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입주 예정일은 2026년 2월이다. 앞서 이 단지는 2022년 7월 청약을 받았다. 967가구 모집에 1·2순위를 합쳐 244가구가 신청하면서 대거 미분양됐다. 이에 시행사는 분양대금 납부 조건을 바꾸고, 계약 시 현금과 경품 지원 등을 제시하며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화양지구에 조성되는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은 지난달 계약자에게 축하금 500만원을 지급하고, 계약자 한정 추첨을 통해 자동차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 단지는 지난 3월 832가구를 최초 분양했지만 105만명만 청약하면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그란츠리버파크’도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지난 10월 계약자를 대상으로 추첨해 샤넬 가방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고가 경품을 내놓고 분양대금 납부 조건 등을 바꾸며 수요자 모집에 나선 건 미분양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146가구로 지난 10월 대비 1% 감소하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계속 쌓이고 있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 11월 기준 1만864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1만8307가구)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공사를 끝내고도 집주인을 찾지 못해 건설사 자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603가구로, 지난 10월(523가구) 대비 15.3% 증가했다. 지방은 전월(1만4464가구) 대비 2.3% 늘어난 1만4802가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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