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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국산 철강 사용해달라”… 건설사에 호소한 포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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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로 국내 철강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포항시가 대한주택건설협회에 국내산 철강 제품을 우선적으로 사용해달라는 요청을 보냈다. 대한주택협회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곳이다.

31일 포항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달 초 대한주택건설협회에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국내산 철강 사용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이 시장은 공문에서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공사 및 물품 구입 시 국내산 철강 제품을 우선적으로 사용해 주실 것을 특별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선재(강철 코일)를 생산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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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포스코는 지난 7월 수익성 악화와 노후화를 사유로 50년간 가동한 1제강공장 폐쇄에 이어 45년간 가동한 제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고, 현대제철 또한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포항제2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해 지역 철강업계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잇따른 공장 폐쇄로 지역 철강 업계는 대규모 실직 사태의 우려와 고용 불안, 인구 감속의 가속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지역 상권 침체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어려움에 직면한 철강업계를 응원하고 철강산업을 지키기 위해 관계 기관의 많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지자체장이 직접 나서 건설사들에 국내산 철강 사용을 호소한 것은 그만큼 국내 철강산업이 위기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에 다수 유통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주요 철강 3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약 2조3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5.3% 감소했다.

인건비 등 생산 비용에서 강점을 가진 중국 철강 업체들은 자국 내 수요 부진에도 생산량을 확대하며 남는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총 8억5000만톤(t)으로, 2위 인도(1억2300만t), 일본(7000만t), 미국(6600만t), 러시아(5900만t), 한국(5300만t)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최근 급등한 환율도 업계의 고민거리가 됐다. 국내 업체들은 철강재 생산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 등을 호주,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는데, 환율이 높을수록 원재료 비용도 늘어난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그간 중국산 제품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은 자제해 왔지만, 최근 원재료비조차 상승하면서 기업 경영이 생사의 기로에 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재훤 기자(hwon@chosunbiz.com);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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