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특검법 재논의 가능, 헌법재판관 임명 안돼"…일각선 "타협점 찾아야"
野 "헌법재판관 임명 관철 중요"…'연쇄 탄핵' 부담에 "협상 필요" 목소리도
국민의힘은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과 특검법에 모두 반대하고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임명과 특검법 공포를 요구하고 있는데,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되 특검법은 수정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자는 주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탄핵되며 혼란상이 극심해진 데다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정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여야가 타협안 마련 쪽으로 과연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내대책회의 참석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
국민의힘은 31일 국무회의를 앞두고 두 특검법에 대해 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앞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들 특검법안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하고 수사 대상 범위도 지나치게 광범위해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이다.
다만 특검법에서 독소조항을 뺀 내용으로 민주당과 재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여당 지도부의 현재 기류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특검법에 반대하지만, 위헌성을 제거한 특검법은 언제든 논의할 수 있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헌법재판관의 경우 국민의힘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가 임명해선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이 같은 입장을 최 권한대행에게 전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권 비대위원장은 "최 권한대행의 지위가 사실 유동적"이라며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부분에 대해선 저희가 반대"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일부에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마냥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해야 하는 헌법재판소를 현재의 6인 체제로 계속 두는 건 여당 입장에서도 부담이고, 야당의 '대통령 권한대행' 추가 탄핵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되 특검법은 수정하는 방식으로 야당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대신에 특검법은 수정해서 하는 방향으로 여야가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유가족에게 위로의 손길 |
민주당은 여전히 '헌법재판관 즉각 임명·쌍특검 즉각 공포' 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을 향해 "불확실성을 빠르게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 있게 행동하기를 바란다"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촉구했다.
특검과 관련해서도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상설특검 및 내란 특검 공포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제주항공 참사 등 국가적 재난 사태에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것은 부담이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협상의 필요성이 생긴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한 총리 때의 사례처럼 '탄핵 공세'를 벌일 경우 재난 상황에서 콘트롤타워를 흔든다는 역풍에 처할 수 있는 만큼 강공 일변도를 유지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협상이 이뤄질 경우 헌법재판관 임명을 우선시할 것으로 보인다. 즉, 최 부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한다면 특검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를 열어둘 공산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관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특검법의 경우 양보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물러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제삼자 특검 추천안' 등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열어두고 재논의할 수 있으리라는 추측이 나오는 동시에,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에 전면 공세만 펴지 않을 뿐 법안 내용을 그대로 재표결에 부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법안 내용에 대해 재협상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원칙론에 무게가 실려 있다"면서도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 여러 사안이 연동된 만큼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지켜봐야 대응 기조를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 비대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첫 회동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두 대표가 접점 모색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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