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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높고 두꺼운 콘크리트 둔덕…방위각 시설, 참사 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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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점들, 조사에서 밝혀야 점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크게 세 가지를 꼽아봤는데, 먼저 여객기가 충돌했던 로컬라이저라는 구조물입니다. 이건 활주로 끝단과 공항 외벽 사이에 설치돼서 여객기 착륙을 돕는 일종의 안테나 시설입니다. 전파를 이용해 여객기가 활주로 중앙선에 맞춰 내리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무안공항에선 이 구조물이 콘크리트가 포함된 둔덕 형태로 설치돼 피해 규모가 더 커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여객기가 동체착륙 이후 처음으로 충돌한 로컬라이저, 방위각 시설입니다.

충돌 순간의 충격을 보여주듯, 여객기 잔해 옆으로 파괴된 방위각 시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두꺼운 콘크리트에 붉은색 안테나를 세운 형태로,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둔덕에 돌출 형태로 설치돼 있었습니다.

사고 영상을 보면 방위각 시설과 충돌 직후 동체가 분리되고, 화재가 발생하는 모습이 관찰돼, 이 구조물이 참사를 키웠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방위각 시설은 통상 항공기의 활주로 이탈에 대비해 부러지거나 접히기 쉬운 형태로 설계됩니다.

[김인규/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원장 : 지금처럼 아예 이렇게 콘크리트로 하고 거기다가 흙으로 덮어놓고 하면은 (항공기가)치고 나가는 게 어렵고 거기에 부딪혀 가지고 동체가 이렇게 막 동강이 나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구조물을 굳이 거기다가 만들지 않는 거죠.]

무안공항은 활주로 끝단 이후부터 지면이 아래로 기울여져 있어 활주로와 방위각 시설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둔덕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무안공항의 방위각 시설은 활주로 끝에서 약 251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그 뒤로 공항 울타리 역할을 하는 외벽, 그 너머엔 들판이 있습니다.

높고 단단한 콘크리트 둔덕 형태의 방위각 시설이 아니었다면, 여객기가 공항 울타리를 뚫고 나가 서서히 멈추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방위각 시설이 참사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자, 구체적인 사고 조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조수인)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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