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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피의자 윤석열 체포 시나리오’···체포 여부 고심하는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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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출석 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으나 전달하지 못하고 민원실을 나서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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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3차 출석 요구에도 사실상 불응하면서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직 윤 대통령 수사 진척이 미진한 상황이라 공수처가 ‘체포 카드’를 꺼낼 시점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27일 윤 대통령 측에 보낸 3차 출석요구서가 ‘수취 거절’로 송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공조본은 18일과 25일을 출석요구일로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은 모두 불응했다. 계속된 윤 대통령의 ‘묵묵부답’에 체포영장 등 강제적으로 신병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은 커지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사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일정한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등 3가지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이 출석 요구를 세 차례 하는 정도를 체포영장 청구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피의자가 출석 불응이 누적되면 ‘수사 회피’로 재판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통상 세 차례 통보 이내에서 출석에 응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일선 경찰서 영장심사관으로 근무했던 강성민 변호사(법무법인 필)는 “수사실무상 출석 요구서는 우편물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충분한 간격을 두고 보낸다”며 “출석에 앞서 충분히 일정 조율을 하는 만큼 수사를 회피할 경우 체포 및 구속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 공소부장 출신 최석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내란 등 사안이 엄중한 사건의 경우 1~2회 불응에도 충분히 체포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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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영장 예시.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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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현재까지 공수처는 체포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로부터 수사기록을 충분히 이첩받지 못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을 불러도 수사의 실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체포영장 청구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내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현재 윤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고발장 등 기초 자료만 확보한 상태다. 수사 자료 이첩과 관련해 공수처 관계자는 “앞으로 (검찰 측과)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체포영장 집행이 쉽지 않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체포영장을 청구해 법원에서 발부를 받더라도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경호처가 나설 수 있다. 체포를 위한 수색영장까지 발부받아 간다고 해도 경호처가 막아서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대치만 하다가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하면 공수처로서도 수사력의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체포에 성공한다고 해도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수사기록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체포한 후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공수처로서는 정치적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검사 출신 이승민 변호사(법무법인 세움)는 “일반적으로 영장이 기각되면 범죄사실 소명을 추가하는 등 보완수사를 해서 다시 청구하면 되기 때문에, 구속영장 기각 자체는 큰 문제는 아니”라면서도 “이 경우 정치적으로 큰 현안인 만큼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 될 경우의 여론 등 파장을 고려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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