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21세…최고령이 불과 24세
북한군 포로, 부상 심해져 사망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입수한 '북한군 2소대 2조 상세명단'. 우크라이나 당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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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참전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가 또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북한군 분대의 일부 명단을 입수한 것인데 이는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북러 불법군사협력의 주요 증거 중 하나로 쓰일 전망이다.
한국일보는 27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 부대 관련 상세 명단 자료를 입수했다. 이 명단은 우크라이나 쿠르스크 전선에서 사망한 북한군의 소지품에서 우크라이나 군 당국에 확보됐다.
명단은 격자무늬 종이에 '2소대 2조 상세 명단'이라고 적혀 있다. 내용은 대원 9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부모님과 형제자매 관계, 혈액형 등의 정보가 빼곡하게 담겨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부대원들의 평균 연령은 21살로, 군 경력은 10년 미만(약 2~7년)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어린 군인은 2006년생 18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제일 나이가 많은 군인도 불과 2000년생(24살)으로 분대원 중 2명이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들 대부분의 부모가 사망했거나, 노동자 또는 농장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가정환경 출신의 부대원들이 파병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해당 명단에 명시된 군인들의 고향은 평양, 개성, 평안북도 등으로, 함경도 출신은 없었다.
이들 북한군은 소규모 분대 단위로 명단을 작성한 만큼 러시아 부대에 편입해 연합작전 형태로 전쟁에 임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안보연구실 연구위원은 "북한군 특수작전군은 조 단위 혹은 팀 단위 등 소규모 부대가 러시아군의 중대급 혹은 대대급 편성부대에 배속돼 러시아군의 작전통제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북한군이 독립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고, 러시아와 북한의 연합작전 태세 확립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하루 만에 사망
지친 표정의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우크라이나 군에 생포된채 사진에 찍히고 있다. 텔레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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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27일)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러시아 파병 북한군 중 1명을 생포한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 포로는 부상이 심해져 당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우방국 정보기관을 통해 북한군 포로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우크라이나 간 북한군 포로 생포를 위한 협력이 가속될 지 관심이 모인다. 두 연구위원은 "북한군이 생포됐다는 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러시아 종심지역으로 깊숙이 들어갔거나, 북한 특수작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까지 진출했는데도 러시아의 작전지속 지원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라며 "북러 연합태세에 취약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러 연합태세 빈틈을 노리고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확인된 후 우크라이나 정보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군 신문에 관여하고자 했다. 지난 10월 말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전훈분석반 파견 및 북한군 포로 생포시 송환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당국은 생포한 북한군을 러시아가 확보한 우크라이나군 포로 교환에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 포로 생포시 한국과의 정보협력 등을 기회로 우리 정부 당국에 방공용 미사일을 포함한 무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 정보 소식통은 "생포한 북한군은 러시아와의 포로 맞교환을 위한 것이라는 게 우크라이나 당국의 확고한 입장이었다"며 "다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 정보 당국에서 정보 분석 및 포로 신문에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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