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원저 민중당 대표가 지난 1월 총통선거 기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AFP연합뉴스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커원저 대만 제2야당 민중당 대표가 27일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검찰은 앞서 커 대표에게 징역 28년 6개월을 구형했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타이베이 지방법원 산하 중대금융범죄전문법정은 이날 새벽 검찰이 전날 구속기소한 커 대표 등 5명에 대한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커 대표는 보석금 3000만대만달러(약 13억5000만원)을 내고 113일 만에 풀려났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주요 증인이 검찰에 증언을 마친 점 등을 참작해 보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커 대표는 증인과의 접촉이 금지되며 출국금지와 주거지 이동도 제한된다고 전했다.
타이베이 지검은 전날 민중당 정치자금법 위반과 부동산 비리에 연루된 11명을 기소했으며 커 대표에게 징역 28년 6개월을 구형했다.
대만 검찰은 커 대표가 타이베이 시장 시절 시내 쇼핑센터의 용적률 상향 관련해 1710만대만달러(약 7억6400만원)의 뇌물을 받고, 지난 1월 총통 선거 당시 정치헌금을 주식 구매 등에 불법 전용했다고 보고 있다.
커 대표 외 다른 민중당 당원들도 6800만대만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횡령하는 등 당에 대한 정치적 기부금을 남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커 대표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타이베이 시장을 지냈으며 지난 1월 총통 선거에 출마해 369만표를 얻고 3위를 기록했다. 그는 대만 독립이나 양안 관계 같은 명분을 강조하는 대신 민생 경제를 내세워 젊은층의 지지를 받았고 민중당은 총통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회 의원 선거에서 제3지대 돌풍을 일으키며 8석을 확보했다.
민중당은 어느 정당도 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여소야대 구도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커 대표가 선거 직후 곧바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과거 부동산 개발 비리까지 드러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샤오차오(小草)로 불리는 민중당 지지자들은 커 대표에게 중형이 구형되자 검찰청사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여 지지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여기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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