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 사진제공=CJ EN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훈이 영화 '하얼빈'의 100만 돌파 소식에 감사를 표했다.
26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하얼빈'에 출연한 배우 박훈을 만났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 박훈은 일본군 육군소좌 모리 다쓰오 역을 맡았다.
'하얼빈'은 지난 24일 개봉했다. 크리스마스 하루 동안 84만 7844명의 관객을 동원, 개봉 2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25만 4068명을 기록했다. 이는 '아바타: 물의 길'(크리스마스 당일 77만 2960명)의 스코어를 제친 기록으로, 팬데믹 이후 크리스마스 당일 최고 관객수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당일 극장 박스는 약 150만으로 올해 가장 큰 일일 극장 박스를 기록, '하얼빈'이 일일 극장 박스 확장을 이끌었다는 반응이다.
박훈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쯤에는 '서울의 봄' 천만 돌파 소식을 듣고 '이날은 못 잊겠다'고 했는데, 올해는 '하얼빈'으로 100만 돌파를 하게 됐다. 개봉만으로도 큰 선물이었는데,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소식이다"라며 기뻐했다. 이어 "오늘부터 무대인사를 시작하는데, 오늘 가자마자 100만 돌파에 감사하다고 해야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집에서 기사들 보면서 흐뭇해하고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박훈은 한때 일본어로 잠꼬대를 할 정도로 일본어 대사 공부에 열중했다고.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단순히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닌 그 말로 연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까다롭다고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작업 방식을 좀 복잡하게 가져갔다. 일본어 선생님한테 제 연기를 한국말로 설명한 다음에 일본어로 다시 연기 연습을 했다"며 "저보다 선생님이 한국어 연기가 많이 늘었다. 제가 선생님한테 농담삼아 '오디션 봐라'고 얘기할 정도다"라면서 웃었다. 그러면서도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웠지만 많은 분들이 제 노력을 알아봐준 것 같아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프로덕션에서 정해준 날 외에도 일본어 선생님을 집 앞으로 불러 귀찮게 했다. 안 만나는 날은 음성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모자라지만 후회는 없다"라고 전했다.
'하얼빈' 스틸. / 사진제공=CJ EN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훈은 머리를 삭발하고 흉터 분장으로 흉악하고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 박훈은 "저는 '하얼빈'이라는 영화가 시 같았다. 영화가 소설같은 영화도 있고 웹툰같은 영화도 있지 않나. 만화책을 볼 때는 편하고 소설을 볼 때는 조금 더 어렵지만 상상하게 된다. 시는 익숙하지 않지만 보다 보면 느껴지는 게 있다. 다 다르다. '하얼빈'은 시같은 영화로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연기를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함축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저 사람의 삶을 어떻게 함축해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감독님이 '삭발하자'고 제안했다. 외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과 내가 내 눈으로 믿을 수 있는 다른 얼굴이 필요했다"라고 짧은 머리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어떻게 또 다른 느낌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두피 문신하는 곳에 가서 이마 라인을 다 바꿨다. 지금도 남아있다"라고 전했다.
박훈은 "연기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 이렇다. 내 눈으로 봐도 믿겨야 하는 거다. 연기 잘하는 사람들은 상상만으로도 다한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또한 "감독님도 만족하시고 저도 내가 가지지 않았던 얼굴이라 좋았다. 영화를 보니 잘한 일 같다. 반항의 상징으로 머리를 깎거나 고시 공부를 할 때 머리를 깎지 않나. 캐릭터가 과몰입된 모습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기에 좋았던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그렇게 완성된 박훈의 강렬한 인상 탓에 라트비아에서 박훈이 걸어다니면 사람들이 그를 피했다고 한다. 박훈은 "라트비아가 동양인들이 많지 않고 저도 지금보다 벌크업돼 있었다. 제가 스킨헤드로 다니니까 굉장히 무서워하셨다. 제가 모자를 계속 쓰고 다녔는데, 모자를 벗고 다니는 날엔 사람들이 저를 피했다. 갈라졌다. (유)재명 선배님, (조)우진 선배님, 감독님도 웃으셨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 분들 입장에선 동양인이 잘 없는 서양의 어떤 마을에 동양인이 그러고 다니면 무섭지 않겠나. 흉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었나 보다. 착하게 하고 다니려고 많이 웃고 다녔다. 그런데 그게 더 무섭다더라"면서 웃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