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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환율 1460원 수준에 올라…내년 3월까지 안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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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4거래일 연속 1450원대 마감

26일 오전 1455.2원 개장 뒤 1460원 문턱까지 올라

"내년 1분기까지 환율 오를 수 있어"

원·달러 환율이 최근 4거래일 연속 1450원대로 마감한 가운데, 26일 1460원 수준에 올라 환율이 내년 1분기(1~3월)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경제

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산타 랠리’로 동반 상승한 가운데 코스피는 9포인트(0.37%) 상승한 2449.52포인트로 시작 후 소폭 등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스닥도 소폭 상승했고, 원 달러 환율은 올라 1460원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각종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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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0분 현재 145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1.2원 내린 1455.2원에 개장한 뒤 상승해 1460원 턱밑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주간거래에서 1456.4원에 마감해 연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장중 고가 기준 1460.30원까지 치솟았다. 고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16일(1488.50원) 이후 처음이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14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1월 2일 1300.40원(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에 출발했던 환율은 지난 4월 이후 추세적으로 1300원 중후반대에 머무르다 트럼프 당선 직후인 11월 12일(1403.50원) 1400원대를 뚫었다. 이후 비상계엄령 선포 다음 날인 지난 4일 1410.10원까지 급등했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있었던 지난 19일 이후부터는 4거래일 연속 1450원대에 마감했다.

최근의 환율 상승세는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지난주 초만 해도 106~107선에 머물던 달러인덱스는 24일 기준 108선 초반까지 올랐다.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점도 환율 상승에 압력을 가했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을 추진하겠다면서 26일 오전까지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는지에 따라 최종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이르면 28일 한 대행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올해 1월 2일~지난 24일 기준 평균 원·달러 환율(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은 1363.09원이다. 연평균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1998년(1394.97원) 이후 26년 만이다.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 4일~24일까지의 평균 환율은 1435.10원이다.

환율, 내년 1분기까지 상승세 이어갈 듯
원·달러 환율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화 강세(환율 하락)로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안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원화 고유 약세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국 불안 자체뿐만 아니라 트럼프 집권 초기 우리 정부의 리더십 부재에 따른 협상력 약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눈높이 하향 조정과 더딘 한미금리차 역전폭 축소 등이 원화의 약세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함에 따라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화지수는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 강세와 맞물린 원화 약세 압력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환당국 개입이 환율 상승 속도 조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러 강세 압력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 방향성을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환율의 추세적 하락 전환을 위해서는 대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책 리스크가 고조화된 점, 최근 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보면 내년 1월부터 상반기 동안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원·달러 환율은 내년 초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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