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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트럼프, 파나마대사로 ‘美우선주의자’ 보낸다… ‘운하 환수’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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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C서 플로리다 담당한 카브레라 지명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 나흘 만에 이뤄져
캐나다 조롱·덴마크 도발도 계속 이어가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트럼프 당선자가 21일 파나마 운하 통제권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하자, 이튿날 물리노 대통령은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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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5일(현지시간) 파나마 주재 미국대사에 케빈 마리노 카브레라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미국우선주의’ 신봉자이자, 그의 재선에도 큰 힘을 보탠 인물이다. 최근 내놓은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주장이 타국 주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첫발을 뗀 것으로 풀이된다.

"운하로 바가지 씌우는 파나마서 美 국익 대표"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나마 운하로 우리한테 바가지를 씌우는” 파나마에서 카브레라가 미국 대사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케빈은 미국 우선주의 원칙의 맹렬한 전사”라며 “그는 파나마에서 우리의 국익을 대표하기 위해 환상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브레라는 지난달 실시된 미국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내 플로리다주(州) 담당자로 활동했다. 친(親)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의 플로리다지부 사무국장, 전국히스패닉 담당 선임고문 등 직함도 갖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발탁된 다른 주요 인사들처럼, 플로리다를 주 무대로 활동해 온 셈이다.

이번 지명은 트럼프 당선자가 ‘파나마 운하 반환’ 엄포를 놓은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지난 21일 파나마 정부가 운하를 이용하는 미국 해군과 기업 등에 과도한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운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영상 연설을 통해 “파나마 운하와 그 인접 지역은 파나마 국민의 독점적 재산이다.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며 발끈했다. 대표적 친미 국가인 파나마의 이례적인 반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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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의 주파나마 미국대사관 바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요구 발언에 성난 시위대가 트럼프 당선자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불태우고 있다. 파나마시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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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51번째 주" "그린란드 주민, 美 원해"


트럼프 당선자는 최근 관세 갈등을 빚는 캐나다를 향한 조롱도 이어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성탄절 인사를 전한다며 “그의 국민은 너무 많은 세금을 내지만, 캐나다가 우리의 51번째 주(state)가 된다면 세금은 60% 이상 감면되고 기업들 규모도 즉시 두 배로 커질 것”이라며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더 군사적으로 보호받게 된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의 전설적 아이스하키 선수인 웨인 그레츠키를 만났다며 “나는 그에게 ‘웨인, 왜 캐나다 총리에 출마하지 않느냐. 이 자리는 곧 캐나다 주지사로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 매입’ 주장을 반복하며 덴마크를 도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그린란드는 국가 안보 용도로 미국에 필요하다. 그린란드 주민들은 미국이 오기를 바라고, 우리는 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섬인 그린란드는 덴마크 소유 영토로,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미국에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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