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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새로운 패러다임, 지식재산(IP) 기반 국제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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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우수특허대상] 기고
한국일보

현성훈 한국특허정보원장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4년 8월 발표한 “세계개발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대표적 성공 사례로 선정하면서, 혁신과 투자, 기술도입을 국가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고소득 국가로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총소득이 1960년 약 $1,200 이하였으나, 2023년 약 $33,000 수준으로 급성장하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는데,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효율적인 지식재산 제도 및 시스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980년대부터 국제적 수준의 지식재산 제도와 자동화된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다양한 지식재산의 창출과 보호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시장의 공정성이 확보되고 국가의 생산성 및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도 크게 강화되었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선진 특허 5개국(한・미・유・일・중)에 포함되며 특허 강국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 이 무렵부터 우리나라는 국제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로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에게 좋은 학습 사례로 관심을 받아 왔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호응하여,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2024년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총 6.26조원으로, 2010년에 비해 약 4.6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강력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IT 기술의 급속한 진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도 디지털 격차는 경제적 격차와 동의어가 되어가고 있으며, 인류 공영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격차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를 넘어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지식재산 분야에서도 국가간 디지털 격차 해소가 중요한 과제인데, 특허청은 우리의 우수한 특허행정 정보화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 초청 연수, 컨설팅, 기술협력, 프로젝트 등 다양한 ODA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한국특허정보원은 특허청과 함께 2013년부터 아시아・중동 11개국, 아프리카 4개국, 남미 4개국 등 19개 개발도상국에 컨설팅과 정책 자문을 제공하여 한국의 지식재산 정보화 발전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였다. 이를 토대로 파라과이, 이집트, 튀니지 등에 지식재산 행정 정보시스템 개선을 지원하여 수원국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자체적인 혁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른 분야와 달리 개발도상국의 지식재산 정보화는 단순한 행정 업무의 자동화를 넘어, 글로벌 특허기술 정보를 활용한 신규 특허 창출 및 활용을 촉진함으로써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의 실질적인 수단으로 작용한다.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지식재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이 기술 기반의 글로벌 경제에 참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또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지식재산 관리체계를 갖춘 국가는 외국 기업의 기술 투자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국 내 기술이전과 산업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개발도상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앞으로 특허청과 한국특허정보원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 제공과 역량 강화 지원뿐만 아니라, 디지털 격차 해소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식재산 ODA 규모를 늘리고, 수행 방법도 지속 혁신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각자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와도 함께 포용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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