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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혁신이냐 광기냐… 머스크 행보에 워싱턴 정가'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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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경영 vs 관료주의 '정면충돌'
예산안 처리 원점서 재검토 촉구
민주당, 하원 의장에 화살 돌리고
공화당 의원도 강한 불만 쏟아내


파이낸셜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트럼프 2기 정부의 국가효율위원회(DOGE) 공동수장 지명자인 일론 머스크가 미 워싱턴 정가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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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일론 머스크 국가효율위원회(DOGE) 공동수장 지명자가 워싱턴 정가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보수적인 미국 정치권이 혁신과 파괴를 추구하는 머스크의 철학을 원치 않는 것이다.

혁신과 보수의 불편한 동거가 막 시작된 상황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실패하지 않는 까닭은 혁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머스크는 미 연방정부의 2025년 회계연도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자신의 철학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워싱턴 정가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무언가가 폭발하고 수리할 수 없게 되기 전까지 끊임없이 테스트하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이 하는 방식으로 그가 예산안 처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이다.

예산안 처리 시한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공화당과 민주당은 임시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머스크는 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협상을 거부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하원 통과 직전까지 갔던 초당적 예산안에 대해 그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네트워크(SNS) X(엑스)를 통해 150번이 넘는 게시물을 올리면서다. 머스크는 "낭비적인 지출이 가득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로 인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상의 틀이 무너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소란 없이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었던 미 의회가 난장판이 될 뻔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기업가들과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과 정치권과 연방 정부 관료들이 국가를 운영하는 방식에서 극명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고 전했다. 이어 "예산안 처리를 놓고 공화당 의원들을 화가 났지만 머스크는 그가 원하는 거래를 결국 성사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폴리티코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앞으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워싱턴 정가가 직면하게 될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머스크의 의지에 따라 미 정치권이 신중하게 세운 계획이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머스크가 영향력을 끼치면서 예산안이 처리된 후 공화당 의원들은 혼란에 빠졌다. 또 공화당 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도 고지식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워싱턴 정가의 전통적인 입법 작업이 머스크가 트럼프 2기 정부에 남아 있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민주당은 머스크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공화당에 엉뚱한 화풀이를 하고 있다. 공화당 출신의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은 당연하다.

머스크가 트럼프 2기 정부의 성공을 이끌지에 의견도 엇갈린다.

벤처캐피털(VC) 센터스트리트파트너스의 제너랄 파트너인 조나단 커스타인은 "DOGE 수장으로서 머스크가 연방 정부 예산 지출 삭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서서는 머스크가 적대시했던 워싱턴 정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코넬대 교수를 거쳐 스탠포드대에서 역사학을 연구하고 있는 찰스 피터슨은 "파괴의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는 머스크는 관료주의에 맞서 싸웠던 실리콘밸리의 오랜 전통의 계승자다"고 평가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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