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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정용진의 No Brand아니고 ‘NOBLAND’입니다”... 매번 나오는 ‘사명 혼동’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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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 상장사 노브랜드 주가는 이달 23일 장 중 9730원까지 뛰었다. 전날 종가(7780원)보다 25%(1950원)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고 이튿날 7990원으로 장을 마쳤다.

노브랜드(NOBLAND)를 이마트의 자체 상표(PB) ‘노브랜드(No Brand)’로 착각해 주가가 급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났다는 소식에 그룹사 주가가 일제히 뛰어오르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장사 노브랜드는 타깃·월마트 등 북미 유명 마트와 갭 등 패션 브랜드의 의류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회사로 신세계그룹사가 아니다.

투자자가 상장사명을 보고 오인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일은 매년 나타난다. 올해도 비슷한 일이 많았는데, 부진한 증시에서 테마주로 수급이 쏠리면서 ‘묻지마 투자’가 빈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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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 상승률 1위는 오리엔트정공이다. 오리엔트정공 주가는 지난달 29일 종가 1101원에서 전날 5670원까지 415%(4569원) 뛰었다. 오리엔트바이오도 같은 기간 주가가 157.8%(751원) 올랐다.

두 종목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묶였다. 이 대표가 과거 오리엔트시계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이유였다. 오리엔탈정공도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락했다. 오리엔트정공이 상한가(일일 가격제한폭 최상단)를 기록한 지난 10일, 오리엔탈정공 주가가 7% 넘게 상승했다.

이름만 비슷할 뿐 오리엔트정공과 오리엔탈정공은 별개 회사다. 오리엔트정공은 자동차 부품사로 경북 구미시에 본사가 있다. 오리엔탈정공은 선박용 크레인이 주력 사업으로 본사가 부산시다. 이 대표가 오리엔트시계에서 일했었다는 이유만으로 오리엔트정공이 급등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오리엔탈정공이 급등하는 것은 더 이상하다.

올해 내내 비슷한 이름에 주가가 함께 급등락한 사례는 여럿이다. 한국석유는 지난 6월 5일 주가가 장 중 2만8100원까지 뛰면서 최근 1년 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당시는 포항 영일만 일대 앞바다에 대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심해분석업체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 방한을 앞두고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주식의 주가가 급등한 시점이다. 하지만 한국석유는 아스팔트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으로 한국석유공사와 관련이 없다.

삼성공조 역시 지난 6월 주가가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냉난방공조 시스템(HAVC) 사업을 확대한다고 발표했을 때였다. 삼성공조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아니고 주력 사업도 자동차용 HAVC였지만, 1만원을 밑돌던 주가가 2만700원까지 뛰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불붙은 지난 9월에는 영풍과 영풍정밀 등 영풍그룹사 주가가 줄줄이 오르자, 영풍제지가 20%대 일일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풍제지는 영풍그룹 계열사가 아니지만, 사명에 영풍이 붙어있다는 이유로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사명만 보고 착각해 투자한 사례는 오랜 기간 반복됐다. 2020년 신풍제약 주가가 급등하자 무관한 신풍제지(현 신풍) 주가가 따라 올랐고, 2022년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이 불거졌을 때는 관련 없는 오스템이 된서리를 맞았다.

이름만 비슷한 ▲동원산업 - 동원수산 ▲삼양사 - 삼양식품 ▲삼천리 - 삼천리자전거 ▲한미약품 - 한미글로벌 등도 오인 투자 사례의 단골로 꼽힌다.

사명을 착각해 주식을 사는 것은 개인이다. 노브랜드와 오리엔탈정공, 한국석유, 삼성공조 등 주가가 급등한 기간 개인만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했다. 또 갑자기 급등했던 주가는 짧게는 2거래일 만에, 길게는 1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반복되는 개인의 오인 투자 배경으로 주가 급등에 편승하려는 심리를 꼽는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항상 입을 모아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파악하고 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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