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중국 상하이에 EV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중국 당국과 최종 조율 중이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은 디이자동차, 광저우자동차 등 현지 업체와 합작해 만든 기존 공장과 달리 토요타가 단독으로 건설과 운영을 맡는다. 해당 계획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는다면 외국 기업으로선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던 기존 공장과 달리 렉서스의 EV를 전담 생산할 예정이다.
신재민 기자 |
또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인 혼다도 지난 23일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EV 생산에 특화한 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0월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EV 전용 공장 가동을 발표한 바 있어 중국에서 연산 24만 대의 EV 생산체제가 갖춰졌다. 혼다의 광저우 공장은 국유 자동차 대기업 광치와의 협업으로 가동해 온 ‘광치혼다’의 EV 버전을 생산한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중국 내에서 EV 생산에 나서는 건 부진에 빠진 중국 시장에서 반전 카드로 삼기 위해서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벌여 왔다. 닛산은 지난 6월 창저우 승용차 공장을 폐쇄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규모 1, 2위를 다투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좌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EV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중국의 EV 생산 인프라를 높게 평가한 측면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토요타가 중국 내 전기차 공장을 세우는 건 중국만이 아니라 생산기지가 부족한 유럽까지 전기차를 공급하려는 노림수”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고민인 중국도 일본의 투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고부가가치 시설 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싶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자본 유치를 위해 EV 등 신에너지차(NEV)에 대해선 외국 기업이 의무적으로 현지 중국 기업과 합작하지 않고 단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동맹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본 측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한국 자동차 업체에도 자극을 주고 있다. 현대차는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BHMC)와 중국 현지에 공장 3곳을 가동 중인데, 2016년 114만 대이던 중국 내 생산·판매량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사태 등을 거치며 급감했다. 올해 1~10월엔 10만 대 선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현대차도 반전을 위해 중국 현지에서의 EV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2일 현대차와 BHMC는 각각 절반씩 부담해 총 10억9546만 달러(약 1조5700억원)를 중국 현지 EV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이승호·고석현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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