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5선·검사 출신 등
권성동 원내대표 닮은꼴
권영세 “안정없인 쇄신없다”
사분오열된 당내 화합 중책
도로친윤당 비판 극복 관건
권성동 원내대표 닮은꼴
권영세 “안정없인 쇄신없다”
사분오열된 당내 화합 중책
도로친윤당 비판 극복 관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앉아 있다.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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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의원(5선·서울 용산)이 비상계엄과 탄핵소추로 혼란에 빠진 여당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됐다.
국민의힘은 2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권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 사퇴한 지 8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26일 상임전국위원회와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에는 나란히 친윤석열계(친윤계) 5선 중진인 ‘권영세·권성동 투 톱 체제’가 들어서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은 탄핵 정국에서 혼돈에 빠진 여권을 수습할 책임이 다시 친윤계 손으로 돌아간 것이다. 투 톱이 나란히 검사 출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민의힘은 극심한 내홍을 거듭했다. 계엄해제 표결에는 18명만 참석했고,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에는 1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기권과 무효표까지 합하면 23명이 사실상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탄핵안이 가결된 다음날 한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 붕괴에 따라 타의로 물러났다. 이후 친한동훈계(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당내 ‘왕따’ 논란까지 불거졌다.
권영세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사분오열된 당을 화합시키고 탄핵 국면을 돌파해야 하는 힘든 과제를 안게 됐다. 권 내정자는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며 “당의 단합이 안 되고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당을 바꿀 수 있겠냐”며 화합을 강조했다. 권 내정자는 “당의 안정 없이는 쇄신도 없다”며 “당의 화합과 안정 그리고 쇄신이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조기 대선 여부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아직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나오지도 않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기 대선을 전제로 이상한 결정을 했다가 번복하기도 했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권 원내대표도 이날 “탄핵보다 더 무서운 것은 분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 비대위는 국정 안정과 당의 화합과 변화라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 어느 때보다 풍부한 경험과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간 당내에서는 비대위원장 지명과 관련해 권 내정자 외에도 나경원·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방안을 주장하는 의원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권력과 권한은 나눠야 된다는 것이 저의 지론”이라며 “권영세 후보는 당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을 여러 차례 맡아왔으며 법조인과 외교가 경험을 바탕으로 두 차례 대선에서 상황실장, 사무총장, 선거대책본부장 등 중요 역할을 맡으며 결과로 실력을 입증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도로 친윤계가 당권을 잡게 됐다는 비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의 이미지를 벗는 게 중요하다”며 “대통령과 (당을) 분리하는 게 비대위원장으로서 첫 번째 책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같이 상의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영남당, 극우당, 친윤당이 되지 않을 수 있는지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에 속하는 한 의원도 “이제 친윤계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면서 “계파색을 떠나 이제는 당이 하나로 뭉쳐 난국을 헤쳐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권 내정자와 권 원내대표는 둘 다 검사 출신이다. 권 내정자는 사법시험 25회로 수원지검 검사로 시작해 서울지검 부부장검사로 검찰 경력을 마쳤다. 권 원내대표는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됐고,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 탄생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다만 최근 두 사람은 윤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권 내정자는 윤 대통령의 대학 2년 선배로 대선 때 선대본부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곧바로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했지만 1년2개월여 만에 그만두고 나왔다. 당내에서는 정치적 색깔이 강하지 않은 중립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고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여의도 신사’로 불린다.
한편 국민의힘은 비대위가 출범하는 대로 12·3 계엄 사태 및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면 위원장을 보좌할 비상대책위원 인선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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