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잠긴 경제부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이날 최 부총리는 복지·인프라 등 시급한 분야에 내년 예산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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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복지 분야 3조9000억원,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4조4000억원 등 예산 총 11조6000억원을 회계연도 개시 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도·철도 건설이나 하수관로 정비 등 원래 2분기에야 집행할 수 있었던 것을 1분기에 시행하도록 해 국민들이 체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연도 개시 전 배정은 이듬해 예산 일부를 1월 1일 전 각 부처에 배당해 조기 집행이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추진되는 것이다.
정부는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자체 국고보조사업에 우선 교부할 국비 3조원을 더해 약 14조6000억원을 1분기에 조기 실행할 방침이다. 원래 지자체가 부담분을 확보해야만 국비가 교부됐는데 이 단계를 생략한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올 상반기 지자체 보조금 재량지출이 25조원이었는데 3조원을 더 집행할 것"이라며 "국비 교부 기간도 10~15일이 걸리던 것을 자금 신속 배정 등으로 7일 내로 단축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업황이 부진한 면세·여행업계 부양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면세점의 특허 수수료율을 50% 인하하고, 여행자 반입 주류 면세 기준인 2병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들 경제 6단체장은 한 권한대행에게 적극적인 경제외교와 환율 관리, 내수 진작, 규제 완화 등을 요청했고 한 권한대행은 기업들에 예정된 투자·고용 유지와 코리아 글로벌 신뢰 회복 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은 "내년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75%를 배정해 신속히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대외신인도 관리, 통상 대응, 예산안 조기 집행 등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 출범 시기 국내 정치 상황에 따른 경제외교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미국의 새로운 통상정책에 공동 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아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경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내년 초 예산을 계획대로 집행해 내수 진작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다른 나라 기업보다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반도체·미래차·2차전지 같은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며 임시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기업에 부담을 주는 상법 개정과 법정 정년 연장에 관해서도 정부의 대응을 요청했다.
윤 회장은 "국제사회와 소통을 강화해 대외신인도를 제고하고 수출계약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미국 신행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전략적인 아웃리치 활동을 강화해 보편관세 같은 보호무역 조치로 수출기업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 총리 직속 '국가비상대책회의'(가칭) 설치를 제안했다. 기재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분산된 대외 기능을 통합해 일관된 메시지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윤 회장 주장이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 10일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 본부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무협은 68개국 237개 경제단체에 한국 경제 펀더멘털과 신뢰도를 강조하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대상은 무협 글로벌 파트너 클럽(KGPC·KITA Global Partners Club) 소속 단체로, 미국중소기업개발센터(SBDC)·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일본정보기술거래소(JIET)·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등이다.
서한에서는 "역사적으로 한국은 당면한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는 놀라운 회복 능력을 보여왔다"며 "한국 경제는 안정적이고 한국 기업들도 변함없이 책임감 있는 파트너로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 안정훈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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