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규정에도 없는 서약서 요구는 부당…내 공연은 정치적 행사 아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하루 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탄핵안 통과를 염원하는 '주문'이 흘러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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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외워보자. 내려와라 윤석열. 내려와라 윤석열. 주문을 외워보자. 오예. 내려와라 윤석열은 내려와라 내려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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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은 윤 대통령의 퇴진 운동을 주도하는 진보 성향 시민단체에 기부하는 등 평소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는데요.
지난 11월부터 데뷔 35주년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는 경북 구미에서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이틀 남은 오늘 구미시는 콘서트장 대관을 취소했습니다.
시민단체의 항의 시위로 시민과 관객의 안전 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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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 구미시장
25일 공연 당일에도 전국에서 버스 동원 등으로 대규모 집회 및 시위가 예상되는 정보가 접수되고 있어 공연 중 혹여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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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승환은 참석자들에게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 확보, 자극할 수 있는 언행 삼가 등을 요청했고, 집회 신고 장소를 알려주면 피해서 이동하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정치 선동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자신이 서명을 하지 않은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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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 구미시장
이승환 씨는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당일 수원시 공연에서 공연 중 "탄핵이 되니 좋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뒷조사를 받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라는 정치적인 언급을 한 바가 있습니다. 구미시는 이승환 씨의 구미 공연이 수원 공연처럼 정치적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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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은 대관 규정 등에 전혀 없는 서약서를 쓰라고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며 서명을 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정치 선동을 하지 않는다. 내 공연은 정치적 행사가 아니다"며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무엇보다 구미시의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생각에 들 떠 있었을 구미시민, 주변 지역 주민들 일 겁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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