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홍해서 아군 전투기 오인 격추…"조종사 2명 무사"

홍해에서 임무 수행 중인 미 해군 유도미사일 순양함 게티스버그호. 로이터=연합뉴스

홍해에서 임무 중이던 미군이 아군 전투기를 오인 격추하는 일이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홍해 상공에서 미 해군 F-18 전투기가 아군 오인사격으로 격추됐다고 밝혔다.

전투기는 작전 수행을 위해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에서 이륙한 뒤 항모전단의 일원인 유도미사일 순양함 게티스버그함의 발사 실수로 격추됐다.

격추된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두 명은 탈출에 성공해 무사히 구조됐다. 이 중 한 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미군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 사나 공습을 감행한 시점에 발생했다.

중부사령부는 미 공군과 해군 F-18 전투기 등이 21일 밤부터 22일 새벽 사이 사나의 반군 지휘통제시설과 미사일 보관시설을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반군은 대함 순항 미사일과 드론으로 대응했으나 홍해 상공에서 모두 격추됐다.

AP 통신은 "항모전단 소속 함정들이 레이더와 통신으로 연결돼 있었다"며 "게티스버그함이 어쩌다 (격추된) F-18을 적기나 미사일로 착각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오인격추 직전 예멘 반군이 쏜 대함 순항 미사일과 무인기 여러 대를 격추하는 일이 있었고, 그때마다 요격 미사일을 담당하는 요원들이 몇 초 안에 발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예멘 반군은 전투기 격추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반군 대변인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TV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순항 미사일 8기와 드론 17대를 동원해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와 여러 구축함을 공격했다"며 "이 과정에서 F-18 전투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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