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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내려놓은 정우성, '깜짝 방문' 릴리 프랭키…이동욱까지 그야말로 '명화' [현빈? '하얼빈'!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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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안중근 현빈 뒤 '하얼빈'을 채운 특급 캐릭터들이 등장해 명화같은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24일 개봉을 앞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다.

안중근으로 분한 현빈부터 독립군 동지들에게 근거지 제공과 활동을 지원하는 최재형 유재명, 안중근을 지지하는 동지 우덕순과 김상현으로 변신한 박정민, 조우진이 극을 탄탄하게 이끄는 가운데, 곳곳에서 긴장감을 주는 특별출연 배우들의 활약도 빛났다.

지난 2023년 3월, '핑계고'에서부터 '하얼빈' 촬영기를 전했던 이동욱은 당시 현빈, 전여빈, 박정민 등 인기 배우들과 라트비아 길거리를 다녀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전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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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이 연기한 이창섭은 안중근과 같은 신념을 가지고 함께 '늙은 늑대'를 처단하고자 하지만, 과정에서 드러나는 가치관이 다른 이다.

'하얼빈' 내내 이동욱과 현빈의 케미스트리는 어딘가 모를 먹먹함을 자아낸다. 현빈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동욱과 처음으로 이 작품 통해 만났다. 한 살 형인데 너무 편했다. 기본적으로 위트가 있다. 현장에서 아우르는 것도 잘 해주시고 같이 찍으면서 좋았다"며 애정을 내비쳤다.

이어 "안중근과 이창섭 둘이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권하는 신이 있다. 이건 한 테이크로 현장에서 만들어진 신이었다. 시나리오에 없던 건데 감독님께서 전날 생각하고 오전에 신에 대한 대사와 상황을 주셨다. 리허설 한두 번하고 바로 찍었다. 저와 이동욱이 좋아하는 신 중 하나"라며 "그들의 과정을 담담히 둘이 표출안하지만 서로 같은 공감을 하는 느낌을 주는 신이다"라고 전했다.

'하얼빈'에서는 그간 보지 못했던 이동욱의 덤덤한 감정과 현빈과의 호흡을 엿볼 수 있어 더욱 여운을 남긴다.

정우성의 마적 변신 또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표정과 몰골로 등장한 정우성은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동생의 죽음 등 회의감을 느끼고 돌연 청나라 마적단 두목이 된 이의 모습을 그렸다.

파격적인 비주얼로 만취한 채 등장한 그는 당시에 독립 운동을 함께 했으나 지쳐버린, 어찌보면 가장 힘들었고 현실적인 전(前) 독립군의 모습을 표현해 먹먹함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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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우성은 강렬했지만 짧은 한 신을 위해 몽골 올란바토르까지 차로만 이틀을 타고 가 촬영에 임했다.

그가 표현한 회의감과 절망감, 모든 걸 다 내려놓았지만 죽지 못해 사는 눈빛이 오히려 관객의 공감을 가장 불러일으킬 요소가 아닌가 생각도 든다. 현실적인 문제를 마주하고 독립운동을 멈췄지만, 가슴 속 불씨는 여전한 모습이 당시 힘든 현실을 어쩌지 못하고 살아가야했던 우리의 조상들을 대변하는 듯 하다.

'하얼빈'에서 안중근 만큼 중요했던 주요 인물 이토 히로부미 또한 눈길을 끈다. 왜소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그린 주인공은 일본 배우 릴리 프랭키였다.

일본 대표 배우인 릴리 프랭키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작사 작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로 '어느 가족'(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에 등장해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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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배우 릴리 프랭키는 그럼에도 안중근을 그린 영화에 이토 히로부미로 출연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18일 진행한 '하얼빈' 시사회 무대인사에도 깜짝 등장해 현빈과 우민호 감독에 대한 팬심과 만족을 표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빈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 릴리 프랭키를 처음 현장에서 뵙고 감사하다는 말을 드렸다. 정말로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거 같다. 이렇게 작품을 함께 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표했고, 촬영이 끝나고 연기한 이토 히로부미를 보면서도 너무 감사했다. 대단한 분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같은 공간 안에서 연기하는 것이나 그 공간을 아우르는 게 대단했던 분"이라며 "무대인사도 같이 했다. 혹시 일본에서 '하얼빈' 개봉이 된다면 그때는 내가 일본에 가서 무대인사할 기회가 있을 때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우민호 감독 또한 인터뷰를 통해 릴리 프랭키가 일본의 시선 등을 걱정하는 모습이 하나도 없었다며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거지 이 대본이 자긴 너무 좋았고 제 영화를 좋아하셨더라.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좋아하셨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일본의 대배우라서 함께 하고 싶은데 그러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제안도) 아님 말고식으로 했다. 그런데 바로 하신다고 했다"며 당시의 얼떨떨함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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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명화같은 연출로 오락 영화가 아닌 진중하고 숭고한 작품을 만들었다. 우민호 감독은 배우의 클로즈업과 직접적인 장면 촬영을 최소화하며 의도적으로 그림을 보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우 감독은 "되게 숭고하게 담고 싶었다. 이분들의 얼굴을. 그래서 저와 촬영 감독, 미술 감독이 다같이 명화를 보는 느낌을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하얼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조합의 배우들이 어우러질 수 있던 것 또한 배우들의 진심과 감독의 굳건한 의도를 통해 만들어진 명화였다.

한편 '하얼빈'은 12월 24일 개봉한다.

사진= CJ ENM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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