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대화된 불확실성에 "일단 지켜보자" 분위기
트럼프 관세 정책, 물가·성장에 큰 영향 우려
인플레이션 잡힌 일부 국가는 선제적 금리인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트럼프발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통화 정책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세계 각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인하도 인상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 채 ‘동결’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 영국과 일본, 대만의 중앙은행은 줄줄이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과 불확실성을 동결의 이유로 일제히 언급했다.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4.75%로 동결한 후 "차기 미 행정부는 글로벌 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관세 인상을 제안했고 이는 영국 경제에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BOJ) 역시 "차기 미국 정권의 경제 정책에 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기준금리인 단기정책금리를 0.2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최근 물가가 꿈틀대고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계속 거론돼 왔다. 대만 중앙은행도 미국 차기 행정부의 경제 무역 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2.0%로 3회 연속 동결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 우방국들의 '금리 동결' 행렬의 뒤를 따랐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1년 만기 3.1%, 5년 만기 3.6%로 유지했다. 중국은 최근 내수 진작을 목표로 통화완화를 예고했지만 '트럼프 2기' 출범을 예의 주시하며 금리 인하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20일 전쟁으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23%로 올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연 21%로 동결했다.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차기 회의에서 평가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부 국가는 트럼프 관세에 따른 성장률 저하를 미리 예방하고자 선제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이달 11일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12일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내렸다. 스웨덴, 멕시코 등도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