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들 내년 보험료 인상 입장에도
‘민생안정 상생금융’ 외치는 정부 눈치
손해율 81.5% 적자방어 마지노선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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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자동차보험에서 적자 위기가 큰 상황에서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을 시작으로 다른 금융업권도 상생금융 여파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에도 상생금융을 이유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고, 실손보험료 인상을 억제한 바 있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손해보험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 조정을 두고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통상 자동차보험료는 연말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간 암묵적인 논의를 거쳐 요율 검증이 진행되지만 올해는 국정 마비로 내년 초에나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이유로 올해도 보험료 인하 또는 동결 압박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은 2000만명이 가입한 의무보험으로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민생경제에 중요한 역할로 작용한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내년에는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보험 판매 상위 4개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지난 10월 누적 평균 손해율은 81.5%다. 보험업계에선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를 넘기면 적자를 본다는 뜻이다.
오는 26일 예정된 자동차보험 정비수가협의체에서의 정비수가 결정도 변수다. 자동차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의 일종이다. 2020년 법 개정으로 손보업계와 정비업계가 협의를 통해 공임비를 결정하기로 한 이후 매년 올랐다. 정비수가가 인상되면 보험사 지출이 늘어나 손해율에 악영향을 끼친다. 통상 정비수가 4% 인상은 보험료 1% 인상 요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결정된 올해 정비수가 인상률은 3.5%였다.
우선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한다면, 제도개선으로라도 손실을 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교통사고 경상환자에 대한 병·의원들의 과잉 진료 행위가 빈번하고, 보험사의 무분별한 합의금 지급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관련 제도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개최된 보험개혁회의에서도 경상환자에 대한 추가진단서 발급 차단, 향후치료비 제도개선, 품질인증부품 활성화 등 자동차보험 개혁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치료비는 합의 시점에 앞으로 발생할 치료비를 산정해 미리 지급하는 손해배상액을 말한다. 그동안 보험사는 향후치료비 명목으로 합의금을 올려 지급해 조기합의하는 관행이 있었다. 상해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상환자가 기한 없이 진료받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향후치료비는 산정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일부 경상환자들은 더 많은 합의금을 받기 위해 초기에 치료비를 부풀리거나 자동차 사고와 무관한 상해를 치료받는 일이 잦았다.
품질인증부품 활성화도 자동차보험료를 억제할 수 있는 개선 요소이다. 당국은 품질인증부품의 사용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 중에 있지만,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부족, 인증부품 대상 모델·품목 제한, 재고 부족 및 불편한 구매 환경 등으로 사용실적이 미미한 상황이다. 품질인증부품이 활성화될수록 부품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차량수리비 절감으로 이어져 국민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서민 경제 어려움을 이유로 올해도 보험료 인하 또는 동결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적어도 보험금 누수에 대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적자 규모를 키우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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