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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판타지14 '절 또 하나의 미래'는 직접 체험한 결과 역대 가장 쉬운 절 콘텐츠였다. 영웅 난도 레이드를 경험했다면 겁먹지 말고 한 번쯤 도전해 보길 바란다.
스퀘어에닉스는 지난 11월 파이널판타지14 글로벌 서버 7.11 업데이트와 함께 신규 콘텐츠인 '절 또 하나의 미래'를 선보였다.
'절 또 하나의 미래'는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에 진행됐던 8인 레이드 '희망의 낙원 에덴' 기반 고난도 레이드다. 희망의 낙원 에덴의 주요 인물인 린과 가이아 2명의 IF 스토리를 레이드로 풀어낸 형태가 주요 특징이다.
이전의 '절 용시전쟁'에선 오르슈팡이 살아남고 토르당이 용의 눈을 2개 모두 흡수하는 경우의 IF 스토리라면, 희망의 낙원 에덴은 '만약 린이 아씨엔 미트론에게 의식을 잠식당하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의문점에서 시작한 IF 스토리를 다룬다.
페이즈는 페이트 브레이커, 린(미트론), 가이아, 린(미트론)&가이아, 판도라 총 5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전투 시간은 대략 18분 30초 정도로 다른 절 레이드와 비슷하다.
기자는 절 바하무트 토벌전부터 쭉 현역으로 클리어했다. 이번 절 또 하나의 미래도 업데이트 직후 곧장 공대원들과 도전했다. 클리어 소요 시간은 약 22일 정도다.
파티 구성은 전사, 암흑기사, 점성술사, 학자, 바이퍼, 용기사, 무도가, 흑마도사다. 픽토맨서를 필수로 채용하는 현재 메타와는 거리가 먼 구성이지만 캐스터가 흑마도사만을 고집하는 유저인지라 픽토맨서는 마음 속에 넣어뒀다.
전체적인 난도를 평가하자면 현존하는 절 콘텐츠 중에서 가장 쉽다. 절 콘텐츠를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도 될 정도다. 신규 잡 픽토맨서의 오버 밸런스와 신선함 없는 보스 패턴이 원인이다.
■ 레이드 성취감 반감시킨 픽토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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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토맨서는 전투 중에 공격을 멈추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대신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잡이다. 각 전투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타이밍을 계산하고 행동해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
절 레이드는 보통 보스를 공격할 수 있는 시간과 기믹을 수행하는 시간이 구분된다. 기믹만 수행하는 시간에는 보스가 사라지기 때문에 다른 직업들은 얌전히 기믹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픽토맨서는 다르다. 기믹을 수행하면서 그림을 그려 다음 공격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픽토맨서의 유일한 페널티가 절 난이도에선 사라지는 것이다. 기본적인 위력도 높은데, 페널티까지 사라짐으로써 1인 군단이 완성된다.
이로 인해 어느 구간에서든 다른 사람이 죽어도 페이즈를 넘어갈 수 있게 만들어 버렸다. 흔히 딜이 부족해서 페이즈를 넘어가지 못하는 '딜컷'이라는 걸 없앤 것이나 다름없다. 1페이즈 기믹을 하나 건너뛸 수 있다는 점에서 사기성이 입증된 셈이다.
픽토맨서를 데려가지 않았을 때 힘든 구간은 1, 2, 5 페이즈다. 누군가가 죽으면 딜이 부족해서 전멸할 확률이 높다. 3, 4 페이즈는 픽토맨서 여부와 상관없이 딜컷이 널널하다.
■ 신선함보다 익숙함으로 가득한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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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의 경우 희망의 낙원 에덴 영웅 난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패턴 내 변수도 없어 파훼 방법을 외우기만 하면 전부 수행 가능하다. 다양한 기믹이 쏟아지는 '운동회' 패턴도 여타 절 콘텐츠와 비교하면 없는 수준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레이드에 서사를 담아내려고 하면서 생긴 문제로 분석된다. 절 또 하나의 미래는 위에서 말했듯 린과 가이아의 IF 스토리다. 그래서 등장하는 보스는 페이트브레이커와 시바, 가이아 총 3명이다.
페이트브레이커는 설정상 상상 속의 존재를 구현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1페이즈에서 격파하면 사라진다. 남은 건 결국 린과 가이아 2명의 보스뿐이다. 그래서 기믹을 만들 때도 2명의 보스만 사용됐다.
2명이 보유한 스킬로 운동회를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 이는 4페이즈 패턴 중 '빛과 어둠의 용시'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차라리 페이트브레이커를 넣어서 패턴을 제작했다면 4페이즈 난이도가 강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 4페이즈에 있어야 할 난이도가 아니었던 빛과 어둠의 용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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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또 하나의 미래에서 어려웠던 구간은 오히려 3페이즈였다. 기믹 수행과 보스 공격까지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실수가 자주 발생했다. 자리가 조금만 어긋나면 사망하는 일도 잦았다. 위치적인 디테일을 요구하므로 공략 중 많은 시간이 투자된다.
마지막 5페이즈의 경우 메커니즘이 신선했다. 보스의 왼쪽과 오른쪽에 따라 공격하는 속성이 다르다. 일부 기믹을 처리할 때 보스 왼쪽과 오른쪽을 확실하게 이동하지 않으면 기믹 파훼에 실패한다.
■ 저울질에 실패한 스토리와 난도의 균형
- 버전 포스터에서 미리 공개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최종 형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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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또 하나의 미래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서사 전개만 흥미로운 레이드'다. 모두가 원했던 결말을 IF 스토리로 풀어낸 건 좋았다. 하지만 더 어려운 난도를 원했던 절 도전자 입장에선 너무나도 아쉬웠다.
다른 절 레이드와 명확한 차별점도 존재한다. 서사에 힘을 준 레이드답게 NPC들의 대사가 전부 더빙돼 있다. 덕분에 언제 보스를 때릴 수 있는지, 기믹이 시작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전투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아쉽게도 전투의 신선함을 더하는 요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파이널 판타지14의 고난도 레이드는 영웅 난도와 절 난도 두 가지로 구분된다. 영웅 난도에서 이전에 비해 성취감을 얻기 어려워진 만큼, 절 난이도가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절 또 하나의 미래는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반쪽짜리다. 다음 절 난이도에선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한 상태에서 즐길 수 있는 레이드가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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