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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하얼빈’ 우민호 감독 “안중근 현빈에 매순간 감탄했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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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우민호 감독이 ‘하얼빈’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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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이 안중근과 독립 투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하얼빈’에 진심을 담았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 연출 계기를 묻자 “안중근 장군의 자서전을 우연치 않게 읽었다. 하얼빈 거사 때 그분 나이가 30세였다. 하얼빈 거사 전까지는 패장이었고, 일부 동지들에게 지탄도 들었다. 그분이 어떻게 거사를 성공한 건지 호기심이 생겼다.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가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말씀에 큰 울림이 왔다. 우리가 살다 보면 많은 역경이 있지 않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 그래서 ‘하얼빈’이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더라. 2024년도 우리에게 위로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런 우민호 감독이지만, 처음에는 ‘하얼빈’ 연출을 제안받고 거절했단다.

이에 그는 “처음 제작사를 통해 제안받았을 때는 못 한다고 했다. 영웅이고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을 다룰 용기가 없었다. 이후에 제가 다시 전화해서 감독이 정해졌냐고 물었다. 그때 안 정해졌다고 하더라. 아마 많은 감독이 거절했을 거다. 이 영화는 잘해야 본전인 영화다. 그럼에도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싶었고 보고 놀랐다. 처음 제안받을 때는 순수 오락 영화였다. 저는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작사에 양해를 구하고 영화를 묵직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도 블록버스터를 좋아하는 감독이지만,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 장르 영화로 찍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진심을 다해 이 영화를 만든다면 관객도 분명 진심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전투신도 무술 감독이 쾌감이 느껴지는 화려한 액션을 짜왔는데 제가 현장에서 바꿨다. 당시 광주에서 촬영했는데 50년 만에 폭설이 왔다. 원래 ‘하얼빈’ 자체는 눈 설정이 없었는데, 촬영할 때마다 눈이 왔다. 마치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았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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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이 ‘하얼빈’에서 안중근 역할을 맡은 현빈을 칭찬했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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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이 조심스러웠던 건 우민호 감독만이 아니었다. 현빈도 처음에는 안중근 역을 거절했다.

이에 우민호 감독은 “우리 영화에 될 때까지 하라는 대사가 나온다. 현빈에게 될 때까지 (러브콜을) 했다. 현빈이 삼고초려 끝에 출연했다. 만약 또 거절했으면 열 번까지 제안했을 것이다. 끝까지 거절했으면 이 작품을 안 했을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안중근 역에 현빈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 안중근과 다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하얼빈까지 가는 여정에 두려움도 있었지 않겠나. 안중근도 슈퍼맨도 아니고 가족은 조국에 남겨져 있고 또 실패한다면 많은 동지가 죽을 거고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을 거다. 그런 눈빛이 현빈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부드럽고 처연하고 쓸쓸해 보이고 그렇지만 강한 힘이 느껴지지 않나. 어떤 결기도 느껴지고 그런 것이 현빈에게 보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빈도 그렇고 우리 배우들이 혼신을 다해 만들었다. 전투 장면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눈밭과 진흙탕에서 촬영하다 보면 이것들이 바지를 파고 속옷 안까지 들어가는데 갈아입을 시간이 없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다들 버티면서 찍어줬다. 정말 모든 배우가 혼신의 힘을 다했다. 현빈도 절대 대역을 안 쓰더라. 발만 나오는 신도 자기가 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 배우의 자세에 매순간 감탄했다. 특히 현빈이 마지막에 카메라를 향해 걸어올 때는 저도 여운에 젖었다”며 배우들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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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이 ‘하얼빈’에 특별출연한 정우성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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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에 특별출연한 정우성에 대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극 중 독립군으로서 회의감을 느끼고 마적이 된 역할을 맡은 정우성은 최근 사생활 이슈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정우성과 차기작인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촬영 중인 그는 “일이니까. 일은 해야 하지 않나. 주어진 것이니 다들 함께 열심히 찍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또 정우성 편집을 고려했냐는 질문에는 “(논란이 터졌을 땐) 이미 편집이 끝난 상태였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 않나. 저도 대중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민호 감독은 “배우들과 ‘하얼빈’을 찍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 영화는 잘 찍어도 못 찍어도 삼일절, 광복절 때 TV로 국민이 볼 수 있는 영화니 정말 잘 찍자고 했다. 이 작품은 잘 만든 영화로 남겨지길 바랐고 안중근 장군이 영화를 보진 못하겠지만 그에게 누가 되지 않을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또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독립군에 누가 안 되길 바란다. 대중에게는 힘이 되고 위로가 될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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