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찾아왔다

노송동 주민센터 측에 연락…8003만8850원 놓고 사라져

2000년 이후 25년 동안 10억4483만여원 전달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에도 8003만8850원 성금을 놓고 홀연히 사라졌다。｢사진＝전주시｣

전북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을 놓고 사라졌다.

20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6분경 노송동 주민센터에 익명의 전화가 걸려 왔다.

“(부근)기자촌 음식점 맞은편 탑차 아래에 (성금을)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고 말한 뒤 끊었다.

통화 직후 주민센터 직원은 곧바로 현장을 찾았다. 그곳에는 A4 복사 용지 박스 안에 담긴 현금다발과 돼지저금통, 편지가 놓여있었다.

편지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상자에 담긴 성금은 8003만8850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 2000년부터 성금을 놓고 홀연히 사라진 ‘얼굴 없는 천사’가 25년째 전달한 금액은 10억4483만6520원을 기록했다.

시는 천사의 뜻에 따라 성금을 노송동 지역의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쓸 예정이다.

한편, 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 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비를 세우기도 했다.

주민들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해 HD현대1%나눔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HD현대아너상’ 첫 수상자로 얼굴 없는 천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아주경제=전주＝김한호 기자 hanho2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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