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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한 달 새 가스누출 두 번...땜질식 처방에 숨진 50대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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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야만스런 안전대책이 낳은 살인"

사측 "조사 충실히 임하고 재발방지 노력"

평소와 똑같이 건넨 아침 인사가 마지막이 될 줄 몰랐습니다.

[유가족]

똑같은 아침 똑같은 비슷한 대화 이런 것들을 했죠. 잘 다녀오라고 수고하시라고 그런 아주 일상적인 대화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일하던 남편은 이날 저녁 7시 42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50대 노동자가 발견된 곳은 6m 높이의 간이 발판.

철을 녹일 때 나오는 유독가스가 지나는 배관 아래였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했고 질식 때문에 숨졌단 소견이 나왔습니다.

가스를 점검하는 일만 30년 가까이 해왔고 정년을 앞둔 베테랑이었습니다.

LDG 배관에선 한 달 새 가스가 두 번이나 새 보수를 했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21일 촬영된 사진입니다.

주름관 사이가 찢어져 있습니다.

지난 10일에도 또 같은 부위에 문제가 생겨 보수작업을 했습니다.

매번 땜질 식의 임시 처방이었습니다.

[유가족]

전체적인 수리가 아니라 우선 임시방편적인 수리를 하고 그 대처를 하고 왔다는 소리를 제가 여러 번 들었었거든요.

숨진 장소에 떨어져 있던 고인의 산소통과 마스크.

갑자기 새 나오는 고농도 일산화탄소를 막긴 역부족인 안전장비들입니다.

노조 측은 야만스러운 안전보건 대책이 낳은 살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제철 측은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올리고, 관계 기관 조사에 충실히 임하고 안전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며 장례를 멈추기로 했습니다.

[유가족]

이런 사고를 당하는 일은 다시는 잊지 않아야 될 것이며 그런 사고가 노동자들만이 주의한다고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거

노동 당국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고인은 옷 속에 작은 성경책 한 권을 품고 다녔습니다.

늘 위험한 현장에서 지켜달라는 기도는 처참히 짓밟혔습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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