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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인권단체 “이스라엘, 가자지구 물 차단으로 집단학살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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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하루 물 공급량 2∼9ℓ로 급감

WHO 권고 최소 권고량은 50ℓ

경향신문

지난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데이르 알발라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물을 담아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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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물 공급을 일부러 끊어버리는 “집단 학살” 범죄를 저질렀다고 1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HRW는 이날 발표한 179쪽 분량 보고서에서 “이스라엘 당국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의 기본 생존에 필수적인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을 의도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이 같은 정책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스라엘의 행위가 “반인류적인 학살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HRW에 따르면 이는 1948년 유엔이 채택한 ‘집단학살 범죄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CPPCG)’에서 규정한 대량학살에 해당한다.

HRW 분석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주민들은 생존에 꼭 필요한 만큼의 물도 얻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가자지구에서 한 사람당 하루 83ℓ의 물이 공급됐지만, 전쟁 발발 후에는 2∼9ℓ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기본적 욕구 충족’에 필요한 최소량으로 권고하는 50ℓ, 인도주의단체 스피어(Sphere)가 생존을 위한 한계치로 제시한 15ℓ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HRW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이어지는 수도 공급을 차단하고, 전기를 끊고, 연료 반입을 차단하고, 태양광 패널 등 주요 인프라를 고의로 손상시켜 식수를 얻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티라나 하산 HRW 사무국장은 “이건 단순 과실이 아니다. 수천 명이 탈수와 질병으로 사망에 이르도록 하기 위한 계산된 박탈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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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보고서가 발표된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한 소년이 물통을 나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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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에서 HRW는 팔레스타인 주민 66명, 수도공사 직원 4명, 의료전문가 31명, 유엔 등 국제기구 종사자 15명 등 인터뷰를 통해 가자지구 내 상황을 파악했다. 지난해 10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올해 9월까지 현지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도 함께 분석했다.

앞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도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치명적인 공격으로 주요 인프라를 파괴해 식품·의약품 등 구호물품의 전달을 막았다며 이를 ‘대량학살’로 규정한 바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조직 민간협조관(COGAT)은 HRW 보고서가 나온 이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물을 의도적으로 무기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명예훼손이자 엄청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COGAT는 현재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로 이어진 수도관 3개가 가동 중이며 가자 북부에는 1인당 평균 107ℓ, 중부 34ℓ, 남부 20ℓ가 공급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수도 수백 개를 수리하고 전기선을 고쳐 칸유니스 담수화 시설 작동을 정상화했다고도 주장했다.


☞ 국제앰네스티 “이스라엘, 가자지구서 고의적인 집단학살 자행”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051537001



☞ “사살된 200명 중 하마스 10명뿐”···무차별 학살 증언한 이스라엘 군인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91510001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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