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하락에 막차 수요
정기예금 금리 연 4% 아래로
연말 고금리 특판도 사라져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가 도래한 가운데 은행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비교적 만기가 짧은 예금에 집중됐다. 수신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타려는 막차 수요에 당장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단기예금에 예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총 1087조7299억 원으로 전월(1073조4446억 원)보다도 14조2853억 원 늘어났다. 이는 2002년 1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74조4417억 원 증가했다.
특히 단기 예금이 크게 늘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17조6462억 원으로 전월비 9조2826억 원 증가했고 6개월 이상 1년 미만 정기예금 상품에도 3조6520억 원(197조5452억 원)이 늘었다. 1년 이상 2년 미만(609조8373억 원), 3년 이상(32조385억 원)이 만기인 정기예금 잔액도 각각 전월 대비 2조4912억 원, 1328억 원의 돈이 몰렸다.
반면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30조6626억 원으로 같은 기간 31조9359억 원 대비로는 소폭 줄었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만큼 앞으로 수신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상대적으로 현재 높은 수준의 이자를 보장받기 위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초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에서는 수신금리가 더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예금금리는 줄줄이 낮아지는 추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15~3.55% 수준이다.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60~3.05%로 기준금리(3.0%) 수준에 못 미친다.
시중은행과 함께 저축은행에서조차 금리가 연 4% 이상인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기준)은 종적을 감췄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79곳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36%로 지난달 초(3.60%)보다 0.24%포인트(p) 하락했다.
실제 올해 9~10월 4% 이상의 예·적금을 판매한 저축은행만 20곳이 넘었지만 두 달 사이 고금리 상품은 사라졌다. 시중은행 수신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보니 다른 투자처로 관심을 돌리는 분위기다.
통상 연말에 흔히 보였던 특판도 찾기 쉽지 않다. 과거 5대 은행은 정기예금의 1년 만기가 돌아오자 이를 재유치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높이는 것은 물론 연 4%가 넘는 고금리 특판 예금도 경쟁적으로 내놨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례적인 기준금리 두번 연속 인하로 금융채도 크게 변동해 향후 추이에 따라 예금 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다”며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예금 상품을 찾기 위한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정상원 기자 (j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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