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연합, 이사회 우위구도 유지
리스크 해소 위해 '화해' 관측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미약품(128940)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송영숙 회장 등 ‘4자 연합’이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박재현 대표의 해임 안건을 부결시킴에 따라 임종윤·종훈 형제측과의 경영권 분쟁이 당분간 교착 상태에 놓일 전망이다. 다만 양측이 경영권 분쟁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화해를 모색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약품은 19일 서울 교통회관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박 대표 및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박 대표 해임건은 찬성 53.62%·반대 46.32%, 신 이사 해임건은 찬성 53.64%·반대 46.30%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등의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송 회장 등 4자 연합은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우위를 유지했다.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 이사회가 5대 5 동수로 재편된 데 이어 한미약품 이사회가 6대 4로 기존 구도를 유지하면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당분간 교착 상태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졌다. 연내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양측은 내년 3월 열릴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시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내년 3월에는 4자 연합 측 인사인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사 3인의 자리를 놓고 양측이 대결이 불가피하다.
정기 주총이 열리기 전에 양측이 대타협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미사이언스의 영업이익은 224억 원으로 37.2% 줄었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지난 10월 말 5만 2000원 선에서 최근 3만 원 이하로 급락하며 경영권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반영되고 있다.
형제 측이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해 주식을 매각하면서 보유 지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 10월 한미사이언스 주주명부 폐쇄 기준으로 4자 연합 대 형제 측의 지분 구도는 33.78% 대 25.62%였지만 현재는 약 35% 대 2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여기에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가세할 경우 4자 연합의 우호 지분은 41%에 달한다. 형제 측인 임종윤 이사가 최근 한미약품 임시 주총 철회를 제안한데 이어 송회장 모녀를 만난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정기 주총까지 경영권 분쟁이 이어질 경우 대외 신뢰도 하락과 경영 활동 제약 등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며 “조속히 분쟁을 마무리하는 것이 기업 가치와 이미지 제고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