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각본에 맞춰진 것, 굉장히 억울”
“시정 차분하게, 더 세심하게 챙길 것”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민달기·김창용·강영선 고법판사)는 지난 18일 오후 1시 30분 선고 기일에 홍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홍남표 경남 창원특례시장이 항소심 선고를 받기 위해 창원지방법원 법정동으로 향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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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은 2022년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 창원시장 예비후보로 나서려던 지역 정치인 B 씨에게 불출마를 조건으로 공직을 제공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홍 시장 선거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A 씨는 홍 시장과 공모해, B 씨에게 캠프 합류 공직을 제안 및 약속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홍 시장과 A 씨에게 공직 약속을 받고 선거에 나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두 사람을 고발한 B 씨는 공직 약속을 받아들인 혐의로 원심과 같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B 씨에게 공직을 제공하려 한 혐의는 인정했으나 선거 참여 경험이 많은 A 씨가 정치신인인 홍 시장의 후보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 독자적 행동으로 보고 홍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에선 원심의 판결이 완전히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의 쟁점인 B 씨의 선거 후보자 해당 여부, 공직 약속 및 공모 여부, 공직 약속에 대한 홍 시장의 인지 여부 등을 살폈다.
홍 시장 측은 공식적 출마 의사를 밝히지도 관련 준비를 하지도 않은 B 씨는 후보자가 되려는 자가 아니었고 불출마를 대가로 한 공직 약속이나 매수를 공모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B 씨가 출마 의사를 확정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B 씨 주변인 등 제삼자가 출마 가능성을 인식할 정도였고, 홍 시장과 A 씨에게 B 씨가 후보자가 되지 않게 하려던 목적이 있었을 거라고 판단했다.
‘경제특보’란 특정 공직 약속은 당시 후보자인 홍 시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진 독자적 행동으로 볼 수 없고 홍 시장이 관련 보고를 A 씨에게 받았고 수용했을 거라고 봤다.
홍남표 경남 창원특례시장이 항소심 선고 후 법정동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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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선고 종료 직후 피고인석에 5분 남짓 앉아있던 홍 시장은 법정동을 빠져나와 취재진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굉장히 억울하다”며 “공직을 제안한 적도 약속한 적도 없고 자리 약속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 그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증거자료만 보면 너무나도 선명하게 드러날 텐데, 고발인에 의해 치밀하게 의도된 이야기에 맞춰서 억지로 움직여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께는 상당히 송구스럽다”며 “진실 그 자체는 이번 판결과 같지 않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홍 시장은 선고 다음 날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히며 시민들에게 재차 사과했다.
홍 시장은 “나라 안팎의 여러 어려움에 국가적 혼란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이번 항소심 판결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일신상 문제와 상관없이 시정을 차분하게 운영하고 시민 일상에 불안과 불편이 없도록 더욱 세심하게 챙기겠다”라며 “창원을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들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소심 재판부는 고발인이 의도적으로 기획해 선별적으로 제시한 증거,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고발인과 주변 이익공동체 한두 사람의 진술만을 근거로 추정되는 것에 기초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며 유감을 표했다.
“사법부 판단은 절대적으로 존중돼야 한다는 가치와 신념을 갖고 있지만, 이번 판단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보장된 절차를 통한 이의 제기를 안 할 수 없다”며 항고 의사를 드러냈다.
홍 시장은 “현 상황이 어렵고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있지만, 사법부를 존중하고 믿고 있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한 최선을 다한 후 숙연한 마음으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겠다”라고 했다.
홍 시장은 2022년 11월 30일 기소된 후 1년 2개월여 만인 지난 2월 8일 1심 무죄를 선고받았고, 검찰 항소한 이후 9개월여 만인 이날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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