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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T단상] '창업 강국' 대한민국을 위한 창업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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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정영환 써클스페이스 대표


작금의 사회는 '혁신'으로 대변된다. 혁신제품과 혁신기술, 혁신서비스 등 기존의 생각이나 관점 혹은 사물이나 서비스에서의 급진적 변화를 일컫는 의미로, 그 주체를 대표하는 것은 '스타트업'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신산업 창업·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창업벤처밸리나 민간벤처모펀드 조성 등을 통해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는 스타트업은 과거 국가 부도 위기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또 한 번 주목받기도 했다. 1998년 IMF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주도한 것은 대기업이었으나, IMF 이후 이들 대기업은 국가 부도 사태 속에서 도미노처럼 줄줄이 쓰러졌다. 그때 등장한 것이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벤처기업들이었다.

이들 벤처기업은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했으며, 이는 곧 벤처기업의 성장세와 동시에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IT 강국' 완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벤처 열풍을 바라보던 전문가들은 이를 투기의 성격이 강한 '비정상적 열풍'으로 진단하며, 진정으로 혁신을 가져올 건전한 창업을 위해 생태계 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동시에 쏟아내기도 했다.

실제 20세기 말 벤처 열풍은 얼마 가지 못해 세계에 불어 닥친 미국 경제 위기로 꺼지고 말았다. 구도자로 인식됐던 벤처기업 가운데 일부는 기존 경제사범들의 비도덕적 행위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벤처에 대한 희망과 긍정의 시선을 180도 바꿔놓기도 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당시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창업생태계 선 조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창업생태계란 스타트업의 성장단계 과정에서 어느 특정 과정만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스타트업의 성장단계 전주기를 살펴보면, 먼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예비단계를 거쳐 첫 시제품을 완성함으로써 창업 초기 단계가 마무리된다. 이후 제품 양산화를 거쳐 시장에 출시하고 초기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는 성장단계, 양산제품의 고도화를 통한 2세대 상용제품을 출시하는 성숙단계를 거친다.

이처럼 세분화된 성장단계는 주기별로 투입돼야 하는 재원이 모두 존재함을 의미하며, 주기별로 알맞은 재원 규모와 지원책이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현재 대부분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 단계부터 재원 부족으로 이후 단계에 진입하기 이전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 창업기업의 3년 이후 생존율은 매번 낮은 순위를 기록해 왔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창업생태계는 정부 주도 인프라에 민간 주도 시스템이 결합된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 주도 창업생태계는 고부가가치 첨단기술 창업과 같은 성공확률이 낮은 분야에서 비롯되는 실패 사례가 자양분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역할이 수행돼야 한다.

또, 미국 등 민간 주도 투자시스템처럼 성공한 선배 기업인을 포함한 투자 집단이 다양화되고, 이들 투자 집단을 통해 투자와 인큐베이팅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흐름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건전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장기 방안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단순한 구호로 끝나지 않고 민간 영역까지 참여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창업 강국 대한민국을 완성하기 위한 창업생태계 조성의 밑바탕이 되길 희망한다.

써클스페이스 정영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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