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또 멈춰서나…민생법안 공회전
22대 국회, 807건 법안 처리
‘같은 기간’ 21대의 절반 수준
국회 전경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야당이 강행처리한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가 다시 거부권 정국으로 빠져들었다. 민주당이 ‘한덕수 탄핵’ 카드를 손에 쥐는 등 여야 대치가 심화되면서 민생법안 처리가 표류할 거란 지적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을 포함한 농업4법 등 6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지 닷새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항의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백한 입법권 침해”라면서 “한 권한대행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윤석열과 내란 세력의 꼭두각시 노릇이 아니라 민의를 따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탄핵을 남발한다’는 여론의 역풍을 고려해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까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 수석대변인은 “즉각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 임명’이 불발되면 민주당의 칼끝이 결국 한 권한대행을 향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연내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라도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 표결을 처리하겠단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전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늦추면 그에 대한 탄핵을 진행할 것이냔 질문에 “내란사태 종식의 핵심은 신속한 수사와 헌법재판의 진행”이라며 “두 가지를 방해한다면 (한 권한대행이) 당연히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22대 국회는 개원 시작부터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지난 총선에서 172석이란 거대 의석을 확보한 야당이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 ‘양곡관리법’ 등을 강행처리하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국정감사와 예산심사도 이른바 ‘김건희 국감’·‘김건희표 예산 삭감’으로 변질돼 여야가 신경전을 이어왔다. 자연스럽게 민생·경제 법안 처리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한 권한대행의 이번 거부권 행사로 여야 간 갈등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개원 후 지금까지 국회가 처리한 법안 건수는 총 807개다. 지난 21대 국회 당시, 같은 기간 1407개의 법안을 처리했던 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현재 처리가 시급한 주요 경제법안으론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반도체 특별법’과 첨단산업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망 확충법’ 등이 꼽힌다. 두 법안 모두 여야가 신속한 처리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현재까지 소관 상임위에서 한 차례 소위 심사를 거친 데 그쳤다.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한 ‘AI 기본법’과 예금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 등도 연내 처리 필요성이 거론된다.
이에 민주당은 민생법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선 심사하기로 합의했던 민생공통공약 입법을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내에 처리하지 못하는 법안들이 있다면 그 가운데 시급한 법안들을 추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투데이/김은재 기자 (silverash@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